글로벌 경제위기 해법을 모색할 G20(세계 주요국 20개국) 런던 정상회담(4월 2일) 개최를 앞두고, 28일 런던과 베를린·파리·로마·마드리드·빈 등 유럽 대도시 등에서 '구체적 대안'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열렸다. 런던에선 3만5000명이 거리를 행진하며, 빈곤과 실업난 해결, 지구 온난화 방지를 위한 국제 공조 등을 촉구했다. 일부 시위대원들은 "그들(금융회사)의 위기에 우리 돈(세금)을 쓰지 말라" "부자에게 더 많은 세금을!" 등의 구호를 외치며 은행 지점 유리창을 깨기도 했다.
미국의 억만장자 투자자 조지 소로스(Soros)는 28일 BBC방송 인터뷰에서 "이번 G20 회담은 세계 경제의 운명을 좌우하는 회의가 될 것"이라며 "만약 개도국을 위한 구체적인 지원책을 내놓지 못하면 개도국 경제가 붕괴되면서 세계 경제가 대공황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금까지 정상 간 합의내용을 조율하는 실무작업반에서 흘러나오는 정보 등을 토대로, G20 정상회담의 5대 핵심 의제와 합의 전망을 짚어본다.
◆새 금융규제 규칙 제정
그동안 대서양 양안(兩岸)에서 시각차가 뚜렷했다. 그러나 미국이 이 문제에 대한 불협화음을 노출하지 않기 위해 양보할 가능성이 높다. 은행 자본금 확보 기준 강화, 헤지펀드와 조세피난처에 대한 규제 강화, 신용평가 회사에 대한 국제적 감독 강화, 금융회사 임원의 보수 제한 등에 대한 구체적인 합의가 도출될 수 있다. 다만, 은행 자본금 확보 기준 강화의 경우 자칫하면 기업 자금난을 더 악화시킬 수 있어, 시행 시기를 글로벌 경제가 회복된 이후 적용하자고 약속하는 선에서 타협될 수 있다.
◆추가 경기 부양 공조
국제통화기금(IMF)은 세계 각국이 국내총생산(GDP)의 2% 이상에 해당하는 재정지출을 골자로 한 경기부양책을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했다. 이는 미국이 원하는 수치이기도 하다. 그러나 독일을 비롯한 유럽의 반발로, 'GDP의 몇 % 투자"라는 식의 합의를 볼 가능성은 거의 없다. G20 정상들은 "필요한 경우 추가 경기부양책을 적극 모색하겠다"는 큰 원칙에 합의하는 한편, 기업 자금난 해소와 소비 진작을 위해 미국·영국이 선도하고 있는 '양적 완화 정책(돈을 찍어 시장에 푸는 정책)'과 '추가 금리인하'를 다른 나라들도 적극 검토한다는 약속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
◆보호주의 차단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각국이 관세율 인상, 외국기업에 차별적인 보조금 지원 등의 조치를 취해왔다. 보호주의가 대두하면서, 이미 올해 세계무역 규모는 작년에 비해 9% 감소할 것으로 세계무역기구(WTO)는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G20 정상회담에서 보호주의 행태에 대한 구체적인 금지 유형 리스트를 만들어 IMF와 WTO 등으로 하여금 상시 감시하게 하고 위반 시 벌칙을 부과하는 대안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IMF 기금 확충과 중국
글로벌 경제위기 심화로 부도위기 국가들이 속출함에 따라, 현재 2000억달러 수준인 IMF의 구제금융 자금 규모를 5000억달러 이상으로 늘려, 부도위기 국가들을 빨리 구출하자는 데 합의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일본과 유럽이 1000억달러씩 추가 출연하기로 약속했고 미국도 그 이상의 갹출금을 내는 데 동의할 전망이다.
관심 사항은 2조달러의 외환보유고를 가진 중국이 이들 선진국의 움직임에 상응하는 갹출금을 어떤 '조건'에서 출연할 것이냐는 점. 중국은 IMF 내에서의 의결권 확대, 세계 기축통화 체제 개편 등 상당한 반대급부를 요구하고 있다.
◆개발도상국 경제회복 지원
유엔은 개도국 지원을 위해 1000억달러의 기금 조성을 요구한다. 동유럽 등 개도국의 경우 글로벌 금융위기가 실물 경제 위기로 전이되면서, 올 한 해 동안에만 5000만명 이상이 극빈층으로 전락할 것으로 추산된다. 개도국의 경우 경기부양을 하고 싶어도 자금이 없는 형편인데 개도국 경제의 붕괴는 결국 또 선진국 경제에도 악영향을 주게 된다. 따라서 런던 G20 정상회담에서 개도국에 대한 원조 확대 등의 대안을 제시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