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한국일본의 벽을 넘지 못하고 준우승에 그쳤지만 4번 타자 김태균(27·한화)이라는 히트 상품을 내놨다. 김태균은 이번 대회를 통해 자신의 이름 석자를 전 세계 야구팬들에게 각인시켰다.

지난 7일 1라운드 일본전. 김태균은 일본의 에이스 마쓰자카 다이스케(보스턴)를 상대로 도쿄돔 외야 관중석 상단에 떨어지는 홈런을 날려 그의 활약을 예고했다. 무려 비거리 140m 짜리 대형 홈런포였다. 이 홈런으로 미국과 일본 스카우트들의 시선을 끌어당겼다.

지난 16일 2라운드 멕시코전. 김태균은 지난 시즌 10승 7패에 평균자책점 4.22를 기록한 올리버 페레스(뉴욕 메츠)를 상대로 홈런을 뽑아냈다. 한가운데로 높게 오는 실투를 놓치지 않고 시원하게 쳐내 담장을 넘겼다.

그는 또 지난 22일 베네수엘라와의 준결승에서도 카를로스 실바(시애틀)를 상대로 쐐기 좌월 2점포를 날렸다. 이날 홈런 외에 2안타 2타점 3득점을 더한 김태균은 3홈런, 11타점으로 두 부문에서 WBC 1위로 올라섰다.

김태균은 올 시즌 뒤 자유계약선수(FA)를 앞두고 있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 빅리그 투수를 상대로 홈런 3개를 뽑아내면서 메이저리그 투수 킬러의 면모를 보여줬다. 세계에 자신의 가치를 알리는 무대였다.

김태균은 24일 일본과의 결승전에서는 안타 없이 볼넷 1개로 침묵했다. 그러나 3년 전 1회 대회에서 홈런·타점왕에 오른 이승엽(요미우리)의 뒤를 이어 대회 2관왕을 차지했다. 그는 평소 존경했던 선배 이승엽의 발자취를 따라 잡으며 해외 진출을 위한 디딤돌을 쌓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