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정준하(38)는 요즘 MBC ‘무한도전’ ‘식신원정대’, 뮤지컬 ‘라디오스타’ ‘형제는 용감했다’ 등으로 장르를 넘나들며 종횡무진하고 있다. 그는 1991년 드라마 FD(Floor Director·연출부)로 출발했고, 1993년에는 개그맨 이휘재의 매니저가 됐다.
이어 1995년 MBC ‘테마극장’으로 방송에 출연하기 시작했고 MBC ‘노브레인 서바이벌’을 통해 스타덤에 올랐다. 이후 MBC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 드라마 ‘황태자의 첫사랑’, SBS 드라마 ‘우리집에 왜 왔니’ ‘장길산’, 영화 ‘가문의 영광’ ‘누구나 비밀은 있다’ 등에 출연했다.
지금은 유재석, 박명수, 정형돈, 노홍철, 전진 등과 함께 출연하는 MBC ‘무한도전’을 중심으로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성격이 원만하고 술을 잘 마시니까 주변에서 ‘매니저 해보는 게 어떻겠냐’고 권했어요. 아는 분과 사무실을 차렸는데 이휘재가 놀러온 거예요. 그래서 인연이 닿은 거죠.”
정준하는 당시의 매니저 시스템이 주먹구구식이기에 지금보다 체계는 부족했지만 정감은 더 있었다고 한다. “사실 디지털보다 아날로그가 더 구수하고 인간미가 넘치잖아요. 당시 매니저와 연기자는 가족과 비슷했죠. 계약서도 안 쓰고 함께 일하기도 했으니까요. 그런데 지금은 너무 사무적으로 변한 것 같아요. 실적을 내지 못하면 가차없이 퇴출 당하고 말죠.”
요즘 정준하의 매니저 일은 일명 ‘최 코디(최종훈)’가 맡고 있다. “제가 이휘재 매니저를 하다가 방송인이 됐고 최 코디는 제 매니저를 하다가 방송인으로 입문했어요. 최 코디 역시 연기자를 꿈꾸다가 FD로 일한 적이 있죠. 이 다음에 최 코디도 매니저가 생기고 그도 역시 방송인이 되면 재미있을 것 같아요. 이렇게 계속 대물림을 한다면 대단한 라인이 되지 않을까요?”
정준하는 학창시절 자신이 연예인이 될 거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고 한다. “제가 4대 독자라 부모님께서는 공부 열심히 해서 좋은 대학에 가고 평범하게 살길 바라셨어요. 그런데 4수까지 하고도 결국 대학에 못 갔어요. 그 동안 온갖 아르바이트를 했죠. 방송국에서도 잠시 아르바이트를 했는데 방송인이 되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막연하게 들었어요.”
정준하는 케이블방송 MBC드라마 채널의 ‘식신원정대’에서 메인MC도 맡고 있다. “케이블 출연은 12주 계약이 보통인데, 시청률이 좋아서 16개월째 하고 있어요. 이제는 식신(食神)이라는 이미지가 제대로 자리 잡아서 그런지 제게 외식사업을 하자고 제안하는 분들도 많아요. 하지만 그냥 이름과 얼굴만 빌려주기는 싫어요. 하려면 제대로 해야죠. 조만간 진짜 제가 고안해낸 외식사업을 해보고 싶어요. 카페, 스시바, 피부관리숍을 경영해본 경험도 있거든요.”
정준하는 요즘 뮤지컬 배우로서도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 그는 뮤지컬 ‘풀몬티’로 데뷔했고 히트작 ‘헤어스프레이’에도 출연했다. 지금은 ‘라디오스타’를 공연 중이며 5월부터는 ‘형제는 용감했다’에도 출연한다. “MBC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에 출연하면서 이순재·나문희씨로부터 연기를 비롯해 많은 것을 배웠어요. 극중에서 제 부모님이었는데 제 연기 인생의 어버이기도 해요.”
정준하는 방송가에서 유명한 야구광이다. 그는 연예인 야구단 ‘한’의 창단 멤버이다. ‘한’에는 유재석, 이휘재, 윤종신, 박준형, 김한석, 허준호 등이 속해 있다. “‘한’이 연예인 야구단 중에서 가장 오래 됐어요. 벌써 11년이나 된 걸요. 매주 일요일에 모여서 연습과 경기를 해요. 2005년에는 한·미 수교 100주년 기념으로 미국 LA다저스 구장에서 할리우드 연예인팀과 경기를 하기도 했어요. 4 대 4로 비겼죠. 제 포지션은 투수예요.”
야구단을 통해서 수많은 남자 연예인들과 매주 교류를 하는 그는 연예계 마당발로 유명하다. “무한도전팀은 물론이고 권상우, 송승헌, 소지섭, 조인성씨 등과 친해서 더욱 그렇게 보시는 것 같아요. 이번 뮤지컬 VIP 시연회에는 오현경, 최화정, 이영자, 윤손하, 심은진, 박혜경, 이은미, 손호영, 김태우 등이 왔죠.”
정준하는 봉사활동을 열심히 하는 연예인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우연한 기회로 소아암·백혈병 환자를 돕게 됐어요. 방송국 동료 분의 요청으로 병원에 위문공연을 간 적이 있거든요. 그날 어린 환자들을 보고 나서 마음이 계속 아팠어요. 그래서 5년간 매월 100만원씩 부은 적금 6000만원을 치료비로 기부했죠. 자동차를 바꿀까 하다가 그냥 질러버렸어요. 그 다음에 다른 적금 6000만원을 타서 또 기부했고요. 위문공연도 계속 하고 있어요.”
그는 기부와 위문공연이 오히려 자신에게 도움을 준다고 한다. “마음이 정화되는 느낌이 들어요. 특히 2007년은 제게 힘든 일이 있었고, 2주간 칩거를 한 적이 있어요. 그때 제가 도와줬던 환자들이 보내준 이메일과 편지를 읽으며 많이 울었고 다시 일어났죠. 제가 그들을 돕는 게 아니라 오히려 그들로부터 제가 도움을 받고 있는 것 같아요.”
정준하는 요즘 열애 중이다. “만난 지 3개월 정도 됐어요. 지인들과 함께 하는 자리에서 알게 됐어요. 그런데 여자친구가 연예인이 아니라 조심스러워요. 오사카 출신의 재일동포 승무원이에요. 저보다 열 살 어리고요.”
그는 올해 모든 일이 잘 풀릴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한다. “얼마 전에 무한도전 멤버들과 타로점을 봤는데 가을에 더 잘된다고 나왔어요. 특히 10월에 연기로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한다고 해요. 기독교인이라 곧이 믿지는 않지만 좋은 이야기는 기억해도 될 것 같아요. 당분간 연기자로서 드라마, 영화, 뮤지컬에 주력해볼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