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인공위성이라고 주장하는 '광명성 2호'를 4월 4일에서 8일 사이에 발사하겠다는 계획을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와 국제해사(海事)기구(IMO) 등에 통보했다. 북한의 이례적인 발사 일정 예고는 일단 발사 강행에 쏟아질 국제사회 비난과 제재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유엔 안보리는 2006년 7월 북한이 미사일 7발을 동해로 시험 발사했을 때 "적절한 사전 통보를 하지 않아 민간 항공과 해운에 위험을 불러일으켰다"고 결의했었다.
그러나 문제의 본질은 사전 통보 여부가 아니다. 북한이 광명성 2호를 쏘아 올릴 '은하2호' 로켓이라고 말하는 것이 실제론 장거리 미사일과 똑같다. 따라서 '위성 발사'는 '탄도 미사일 시험발사'와 마찬가지다. 유엔 안보리는 2006년 7월 결의에서 "북한은 탄도 미사일 프로그램과 관련된 모든 활동을 중지하라"고 요구했고, 그 해 10월 북한 핵실험 직후 채택한 결의에도 같은 표현을 넣었다.
미국은 이미 여러 차례에 걸쳐 "북한이 발사체가 뭐라고 말하든 그것은 '미사일 관련 활동'이며 유엔 결의 위반"이라는 입장을 명백히 해왔다. 반면 중국과 러시아는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11일 워싱턴에서 미·중 외교장관회담을 가진 뒤 "북한이 로켓을 발사할 경우 미·중은 대응책을 논의하기로 합의했다"며 "취할 수 있는 여러 조치들이 있다"고 했다. 그러나 향후 조치의 내용은 물론, 조치가 취해질지 여부조차 현재로선 불확실하다.
국제사회가 이번에 북한을 그냥 두는 상황이 생긴다면 앞으로 대량살상무기 확산을 저지하려는 국제사회 노력은 상당히 힘을 잃게 될 것이다. 안보리를 포함한 유엔 위상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북한이 미사일 발사 이후 6자회담에서 더욱 기고만장한 자세로 나오는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도 반드시 응분의 대가를 치르게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