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나? 없나?'

7일 자살로 생을 마감한 탤런트 장자연의 죽기 전 심경을 담은 글의 존재여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장자연이 죽기 전 남겼다는 A4 용지 6장 분량의 글을 갖고 있다고 주장해온 측근 유모씨는 8일 오후 분당서울대병원 빈소를 찾아 "유족에게 문서 사본을 전달했다. 공개 여부는 전적으로 유족들에게 달렸다"고 주장했다. 원본은 자신이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너무 민감한 내용이 담겨 있어 공개할 수 없다. 다만 지금까지 보도된 것처럼 우울증으로 인한 자살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월 28일과 3월 2일에 (장)자연이에게 문서를 받았다"며 "엄밀한 의미의 유서는 아니고 심경고백"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분명 본인이 그런 결심을 할 만큼의 원인이 있었다. 다들 깜짝 놀랄 만한 내용"이라면서 이어 "내가 본인이라도 아마 힘들었을 것"이라며 "경찰 조사가 진행된다면 그에 응할 용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 매체를 통해 약간 구체적으로 내용을 밝혔다. "주로 전 소속사에서 발생한 문제와 고민, 이를 뒷받침하는 증빙자료로 구성됐다"는 것. 장자연은 전 소속사와 계약이 1년 6개월 가량 남은 상태에서 연예활동에 위기감을 느낄 정도로 어려움에 처했으며, 과거 알고 지내던 자신에게 도움을 청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장자연의 유족 측은 "그런 문서를 전달 받은 적이 없다"며 "전혀 접촉한 사실이 없다"고 거듭 주장했다. 사건 직후 가족과 지인들은 자살의 직접적인 동기로 1년여간 이어진 우울증을 유력한 원인으로 지목했다. 고인의 친언니와 친구는 경찰 증언을 통해 "우울증 때문에 장기간 병원 치료를 받아왔다. 최근에는 약물 치료까지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진술했다. 또 소속사와의 재계약을 놓고 마음고생이 많아 우울증이 심해졌다는 후문이다.

10년 전 부모를 잃은 장자연은 유가족으로 언니와 오빠를 두고 있으며 언니와 둘이 생활했다.

경찰은 "목을 맨 흔적 외에 타살로 의심할만한 사항이 전혀 없다"면서 "유서가 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없고, 심경을 적은 문서가 있더라도 범죄와 관련이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조사할 계획이 없다"며 사실상 '단순 자살'로 사건을 종결지었다.

장자연은 7일 오후 7시42분쯤 경기도 성남의 자택 계단 난간에서 목매 숨진 채 발견됐다. 빈소는 분당 서울대병원에 마련됐다. 9일 오전 6시30분 발인 뒤, 수원시 연화장에서 한 줌의 재로 산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