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吳世勳) 서울시장이 시작한 '공무원 퇴출'의 2차 시기에서는 스스로 나가는 공무원들이 많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을 받고도 별로 바뀐 게 없다는 판정을 받은 공무원 중 80%가 스스로 '의원 면직'을 신청한 것이다. 1차 시기에서는 미(未)복귀 공무원 중 36%만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여기에 해임된 공무원까지 합치면, 2년 동안 퇴출 대상이 된 190명 가운데 27%인 51명이 옷을 벗었다.
오 시장은 "16개 시도 중 청렴도가 15위라고 평가된 오명(汚名)을 씻겠다"며 일 안하고 능력 떨어지는 공무원을 퇴출 후보에 올리는 '현장시정 지원단'을 2007년부터 운영했다. 서울시의 청렴도는 2007년 6위, 2008년 1위로 올라섰다. 서울시는 이 제도가 효과를 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2007년 선정 102명 중 38명 옷 벗어
서울시는 2007년 3월 정기인사를 하면서 무능하거나 태도가 나쁜 공무원 102명을 뽑아 '현장시정(市政)지원단'에 넣고 6개월 동안 정신교육, 시민공원에서 잡초 뽑기, 봉사 같은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여기서 제대로 바뀐 공무원들은 업무에 복귀시키고 그렇지 못한 공무원들은 다시 교육을 시켰다.
이 과정을 2년 동안 반복한 결과 102명 중 62명이 회생했다. 나머지 40명 중 1명은 다른 기관으로 전출됐고 39명은 업무에 복귀하지 못했다.
이 가운데 해임과 직권면직 처분을 받아 사실상 타의(他意)로 나가게 된 공무원이 12명, 정년이 돼 나간 사람이 12명, 현재 직위 해제돼 아무런 일을 하지 않고 신분만 유지하고 있는 공무원은 1명이다. 의원면직은 14명이었다.
◆2008년 선정 88명 중 1년 만에 12명 자진 사퇴
서울시는 작년 4월에도 2년 이상 6급 이하의 전보 인사를 하면서 무능·불성실 공무원 88명을 뽑아 2차 현장시정지원단을 만들었다. 숫자가 준 것에 대해 서울시는 "1차 지원단의 운영이 효과를 봤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들도 역시 선배들과 같은 과정을 거쳐 두 번에 걸친 교육을 받았다. 이번에는 풀 뽑기를 하지 않고 공장이나 논밭에서 일하는 것으로 바꿨다. 이 중 71명은 업무로 복귀했지만 17명은 돌아가지 못했다.
1차 때와 바뀐 점은 이때 나타난다. 휴직자 1명과 재교육자 1명을 뺀 15명이 미복귀자로 선정됐는데 이 중 12명이 스스로 사표를 냈고 1명은 계급 정년에 걸렸고 1명은 직위해제돼 신분만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1차 때보다 자연스러워졌다.
◆인사 잘하고, 험한 일도 찾아 해
의원 면직이 늘어난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 해석이 가능하다. "어차피 해도 안 되고 내 마음도 떠났으니 일찍 포기하고 딴 길을 찾자"고 생각하는 공무원이 많았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또 다른 해석은 타의에 의해 나가야 하는 경우 자칫하면 퇴직금에서 불리할 수 있다는 판단을 했을 수도 있다. 큰 죄를 짓고 해임되면 퇴직금이 줄어들 수도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한번 지원단에 다녀온 공무원은 사람이 달라진다는 말이 시청 내에 돌고 있다"고 말했다. 대인 관계가 문제가 돼서 나쁜 평가를 받았던 사람이 이제 누구를 봐도 먼저 인사를 하고, 불성실했던 사람은 험한 일을 찾아 하며, 무능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사람은 아이디어를 낸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