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가도 불황이라더니 여러 프로그램들이 폐지되는 한편 퀴즈 프로그램이 봇물처럼 쏟아진다. 지난 9일 시청률이 저조하던 SBS 교양 프로그램 ‘인터뷰 게임’이 폐지됐다. 지난 해에도 KBS는 예능 프로그램 ‘사이다’를 폐지했다. 대신 퀴즈프로그램 ‘대한민국 국민고시’와 ‘퀴즈쇼 로드원정대’가 그 자리를 꿰찼다.

정통 퀴즈쇼 KBS2 '퀴즈 대한민국'(왼쪽)과 어른과 아이가 짝궁이 되어 퀴즈를 풀어보는 MBC '환상의 짝꿍'.(오른쪽)

퀴즈 프로그램의 형식도 다양해졌다. 일요일 아침 시간대 퀴즈 프로그램만 살펴봐도 알 수 있다. 정통 퀴즈쇼 KBS2 ‘퀴즈 대한민국’을 비롯해 어른과 아이가 짝꿍이 되어 퀴즈를 맞히는 MBC ‘환상의 짝꿍’, 오답자가 누구인지 가려내는 SBS ‘퀴즈 육감대결’, 아마추어 대학생들의 재기발랄함을 엿볼 수 있는 ‘퀴즈쇼 로드원정대’ 등이 있다. 얼마나 잘 맞히느냐보다 어떻게 맞히느냐에 더 중점을 둔 프로그램들이 많이 생겼다.

하지만 역시 퀴즈하면 상금을 빼놓을 수 없다. 2002년 11월 방송을 시작한 이후 7년째 방영하는 '퀴즈 대한민국'은 '로또'로 불릴 정도로 높은 상금액이 인기 비결이다. 당시 동시간대 방영하던 인기 프로그램 임성훈의 '퀴즈가 좋다'도 상금이 최대 2000만원. 상금으로는 '퀴즈 대한민국'의 5000만원 벽을 넘지 못했다. 외환위기 직후 힘들어하던 국민들에게 거액의 상금이 주어지는 퀴즈 프로그램은 실낱 같은 희망이었다.

요즘 경기가 다시 어려워져서 인지 이런 퀴즈 프로그램에 지원자가 몰린다. 일정 지식만 있으면 누구나 도전할 수 있고 운까지 따르면 거액의 상금을 차지할 수 있으니 지원자가 몰릴 수밖에. 일확천금, 대박을 노리는 군중심리다. 출연자들도 "남편의 산악자전거를 위해 도전 했어요" "가족 여행을 가고 싶어요"라며 상금욕심을 드러낸다. 당시 2000만원이던 상금도 지금은 최대 5000만원('1대 100'), 6000만원('퀴즈 대한민국')까지 받을 수 있다. 출연을 위해선 필기시험을 통과한 후 면접까지 여러 관문을 통과해야 하지만 이 과정을 모두 통과하고서도 무한정 출연대기 중인 도전자가 여럿이라고 한다.

정통 퀴즈쇼 KBS2 '퀴즈 대한민국'(왼쪽)과 KBS1 '우리말 겨루기'(오른쪽) 한 장면.

시청률도 좋다. KBS1 ‘우리말 겨루기’는 지난해 2달 이상 시청률 20위권 안에 들었고 지난 15일 방영한 ‘퀴즈 대한민국’도 주간 시청률 12위(18.0%)를 기록했다. 퀴즈 프로그램은 정보 제공뿐만 아니라 퀴즈를 맞히는 과정에 있어서도 재미와 감동을 주기 때문에 시청자들의 인기를 얻는다. 특히 어려운 문제를 맞히고 극적으로 승리하는 도전자를 보면서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는다고 한다.

제작비 삭감을 노리는 방송사도 퀴즈쇼 덕을 본다. 대부분의 프로그램 제작비가 스타 연예인 출연료로 지급된다고 한다. 주로 일반인이 출연하는 퀴즈프로그램은 출연료 부담이 적을 뿐더러 낮은 비용으로도 효율적인 프로그램 제작이 가능하다. 퀴즈쇼는 실의에 빠진 국민과 방송사 모두를 만족시키는 윈-윈(Win-Win)전략이 되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