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중국 하얼빈 야부르 스키장에서 열린 제24회 동계유니버시아드대회 스키점프 K-90 단체전. 한국의 세 번째 주자 김현기가 마지막 2차 시기 비행을 마치고 착지하자 대표팀 동료인 최흥철·최용직·강칠구가 태극기들 휘날리며 눈밭으로 뛰어나갔다. 점프대 위에 있던 김흥수 코치는 "저 멀리 선수들이 흔드는 태극기를 보고 금메달이란 걸 알았다"고 말했다.
한국 스키점프 대표팀이 또다시 '금빛'을 일궈냈다. 최흥철·최용직·김현기가 출전한 한국은 1·2차 시기 합계 726.5점으로 오스트리아(713.5점), 독일(677점) 등 스키 강국들을 제치고 금메달을 땄다. 스키점프 등록 선수가 단 8명(국가대표 4명, 중학생 4명)뿐인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로 역대 최고 성적을 올렸다. 21일 K-90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딴 김현기는 2관왕에 올랐다.
"선수들끼리 껴안고 '우리가 해냈다'며 기뻐하다가 갑자기 '오늘이 마지막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자 가슴이 먹먹해졌어요."
김현기의 말처럼 대표팀은 마냥 금메달의 기쁨을 만끽할 수 없었다. 이날 경기를 끝으로 한국 스키점프는 당분간 유니버시아드대회 단체전 출전이 어려울 전망이다. 다음 대회가 열리는 2011년엔 최흥철과 최용직이 나이 제한(만 28세)에 걸려 출전할 수 없고, 두 선수가 빠지면 다른 멤버를 구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한국 스키점프는 2003년 금메달, 2007년 은메달 등 유니버시아드대회 단체전에 유독 강했다. 모두 한국체대 출신인 대표팀 4인방이 2007년 송호대를 거쳐 오는 3월 대구과학대에 다시 입학하는 것도 유니버시아드대회에 나갈 수 있는 대학생 신분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대표팀 맏형 최흥철은 "이렇게라도 대회에 나와 메달을 따야 잠깐이라도 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