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서남부지역 부녀자 연쇄살인범 강호순(39)의 여죄를 수사중인 경기지방경찰청 전담팀은 6일 강이 지난 2006년 12월 첫 살인을 저지르기 직전부터 4개월 동안 신용카드를 사용하지 않은 사실에 주목, 추가 범행과 관련이 있는지 수사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강은 군포 노래방도우미 배모(45)씨를 살해하기 하루 전인 2006년 12월 12일부터 2007년 4월 25일까지 신용카드를 사용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강이 범행 시 카드 사용을 억제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은 2006년 12월 13일 배씨를 살해한 이후 이듬해 1월 7일까지 모두 5명의 부녀자를 납치·살해했다.

경찰은 이에 따라 2006년 10월부터 2007년 4월까지 경기·충청 지역의 만 14세 이상 여성 가출인 457명을 추려 강의 추가범행 여부를 추적중이다.

경찰은 “강이 배씨와 합의 하에 성관계를 갖고도 아무 이유없이 살해한 점으로 미뤄 첫 범행 전에 범죄를 연습했거나 범죄 시도를 했는지를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2008년 1월 20일부터 1년간 강의 휴대전화 통화 내역 6655건(발신 3538건, 수신 3117건)을 분석하고 있다.

경찰은 그의 안산 팔곡동 집 옥상에서 수거한 스타킹 70여점은 1988년 생산돼 94년 단종된 제품으로, 수거 당시 포장을 뜯지 않은 새 것이고 주변 탐문에서도 특이사항이 나오지 않아 용의점이 없다고 판단했다.

경찰은 강이 2007년 1월 6일 살해했다고 자백한 중국인 동포 김모(37·여)씨의 시신 매장 장소를 압축해 9일 발굴작업에 나설 계획이다. 검찰과 경찰은 항공사진과 현장 확인 등을 통해 시신 매장 추정장소를 화성시 마도면 고도리  L골프장 8번 홀 안의 2곳으로 압축했다.

경찰은 또 강이 노래방에서 도우미를 유인할 때는 ‘남의 눈에 띄지 않기 위해’ 챙이 달린 모자를 썼고, 버스정류장에서 여성을 유인할 때는 호감을 주기 위해 깔끔한 양복을 입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강이 복장에 신경을 쓴 것으로 미뤄 범행 대상을 사전에 물색한 것으로 보인다”며 “따라서 ‘여성을 보면 살인충동을 느꼈다’는 진술도 신빙성이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피해자 유가족들의 손해배상청구소송 업무를 대행하고 있는 법무법인  온누리에 따르면 강의 재산은 은행 예금과 보증금, 부동산을 합쳐 모두 9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은 안산시 상록구 본오동에 시가 5억원 상당의 상가 점포 2개를 소유하고 있고, 2개의 은행 계좌 예금 2억8000만원, 거주지인 안산시 팔곡동  빌라의 임차보증금 7000만원, 수원시 당수동 축사의 임차보증금 5000만원 등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희생자 5명의 유가족은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위해 법원에 강호순 재산에 대한 가압류를 신청했다. 온누리측은 중국동포 김씨의 유가족이 입국하면 유가족과 상의해 추가로 소송에 참여시키기로 했다.  수원 여대생 연모씨 가족은 소송을 하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