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유혹'을 쓰면서 살이 8kg이나 쪘다는 김순옥 작가. 브레이크 없는 시청률 고공 행진으로 드라마 역사를 다시 쓰고 있다. <정재근 기자 scblog.chosun.com

 -10% 초반으로 시작했던 드라마가 20, 30%를 넘더니 이제는 40%다.

▶실감이 안난다. 집에만 있고 가끔 친구들, 이웃들만 만나다보니 그런 것 같다. 40% 얘기까지 나오니까 점점 부담스럽고 고통스럽다. 즐기면서 쓰는 스타일이라고 자부했는데 지금은 나도 모르게 스트레스가 쌓인다.

-비결이 뭐라고 생각하나.

▶캐스팅이 잘 된 것 같다. 장서희씨는 말할 것도 없고 김서형씨도 정말 잘해주고 있다. 여배우들이 그러기 싫을텐데 표독스러운 화장에, 어떻게 보일 지 생각하지 않고 지독한 악역 연기를 해주고 있어 너무 고맙다. 누가 어떤 드라마냐고 물었을 때 누구든 10자 안으로 간단하게 요약할 수 있는, 메시지가 분명한 드라마가 잘 되는 것 같다. 시청자들이 잠시도 지루하지 않도록 스피디하게 가려고 했고 에피소드를 많이 넣으려고 했다.

 -막장 드라마 논란도 거세다.

▶소재가 자극적이었고 주인공들이 처한 상황이 극단적인 건 사실이다. 하지만 드라마를 제대로 보지 않은 채 막장이라고 평가할 땐 속이 상했다. 하지만 어떤 비판도 겸허하게 받아들인다. 워낙 외면받는 시간대다 보니 일단 시청자들이 보게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은 했다. 소설은 나만의 것이지만 드라마는 아니지 않은가. 일단 소리라도 질러 나를 보게 만들어야 그 다음에 의미있는 말도 전달할 수 있다. 매일 초저녁 몇십분, 내게 주어진 그 시간동안 시청자들이 세상 시름을 다 잊고 내 드라마를 보며 즐겁고 스트레스를 풀 수 있다면 보람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스토리 전개의 주요 포인트는 무엇인가. 엔딩은 또 어떻게 되나.

▶은재(장서희)가 건우(이재황)랑 결혼하느냐, 교빈(정교빈)과 애리(김서형)의 아들이 과연 누구 아이냐, 애리가 병에 걸리느냐 등에 대해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다. 총 120회짜리인데 현재 90회까지 탈고했다. 환갑잔치 같은 평범한 엔딩 대신 시청자들이 깜짝 놀랄만한 반전을 구상중이다.

장서희<왼쪽>와 김서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