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19)가 5일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리는 ISU(국제빙상연맹) 4대륙 피겨스케이팅 챔피언십의 첫 경기인 쇼트 프로그램(short program)에 나선다. 프리 스케이팅(free skating)은 7일. 김연아는 4일 대회조직위원회의 추첨 결과 출전선수 36명 중 34번을 배정받아 33번을 뽑은 일본의 아사다 마오 바로 다음에 연기를 펼친다.
주어진 시간 내에 선수들이 반드시 소화해야 하는 기술종목들은 어떤 것인지, 각 선수들이 각자 이를 어떤 순서로 얼마나 예술성을 살려서 연기하는지를 알면 관전 재미는 훨씬 커진다.
쇼트 프로그램은 2분50초 이내에 ISU가 규정한 8가지 동작을 해내는 경기다. 2008~2009시즌의 경우 더블 악셀(2회전 반), 트리플 점프, 점프 콤비네이션(더블+더블 점프, 더블+트리플, 트리플+더블, 트리플+트리플) 중 한 가지, 플라잉 스핀, 레이백 스핀, 스핀 콤비네이션, 스파이럴 시퀀스, 스텝 시퀀스가 필수다. (아래쪽 용어해설 참조)
김연아는 러츠 점프가 특기이다. ISU 관계자들이 '교과서'라고 평가할 만큼 빼어나, 다른 선수들보다 유리하다(그래픽 참조). 이에 비해 아사다는 러츠 점프의 일관성이 떨어진다. 점프하는 순간 빙판에 닿는 스케이트 날(에지·edge)의 방향이 바깥쪽이어야 하는데 종종 안쪽 에지로 뛰어올라 '롱 에지(wrong edge)' 판정을 받아 점수를 깎이곤 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러시아의 명지도자 타티아나 타라소바 코치와 손잡고 러츠 교정을 시도 중이지만 아직 완전치 않다. 아사다는 러츠 점프의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 선수가 연기의 융통성을 발휘할 수 있는 프리 스케이팅에선 장기인 트리플 악셀을 두번이나 넣는 등 점프 난이도를 남자 선수 수준으로 높이는 모험을 걸었다. 작년 말 그랑프리 파이널에서도 이 작전이 통해 우승할 수 있었다.
쇼트 프로그램의 현 세계최고 기록은 김연아가 2007년 일본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세웠던 71.95점. 채점은 기술 점수와 프로그램 구성 점수를 더해서 이뤄진다.
기술점수의 경우, 점프는 종류별 난이도와 그 회전 수에 따라 기본 점수가 정해져 있고, 연기 수준에 따라 가산점, 감점이 있다. 스핀과 스텝, 스파이럴은 난이도에 따라 4개 레벨로 나뉘어지고 역시 가산점과 감점이 있다.
프로그램 구성 점수는 스케이팅 능력과 연기, 안무, 예술성, 기술 전환이나 연결 시의 발놀림 등을 토대로 매겨진다. SBS가 5일 쇼트 프로그램 경기를 오후 2시10분 생중계한다.
스텝(step) 활주 중 발을 바꾸어 가며 빙판 위를 뛰듯이 움직이는 발 동작. 스텝 시퀀스(sequence, 연속이란 뜻)는 진행방향, 도는 방향, 사용하는 에지와 발 등을 달리하며 만들어내는 연속동작. 직선·원·구불구불한 모양 등 다양하다.
스파이럴(spiral)
한쪽 다리를 빙판에 딛고 다른 쪽 다리를 들어올려 일정한 모양을 그리며 빙판 위를 미끄러지는 동작. 스파이럴 시퀀스는 발을 바꿔가며 여러 가지 스파이럴 동작을 이어가는 것.
스핀(spin) 몸의 중심을 축으로 전신을 회전하는 기술. 레이백(layback) 스핀은 허리를 뒤로 크게 젖힌 상태에서 하는 스핀이고, 플라잉(flying) 스핀은 몸을 날리면서 그 힘으로 회전하는 기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