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명의 희생자를 낸 용산 사건을 어쩌다 한 번 우연히 일어난 일로 넘겨선 안 된다. 서울에만 201개 재개발·재건축구역, 467개 도시환경정비사업구역이 있다. 어느 곳에나 보상비를 한 푼이라도 더 받아내려는 세입자와 보상 비용을 아끼려는 조합 간 갈등이 도사리고 있다.

용산4재개발구역의 경우 최고 35층의 주상복합아파트 3동(棟)과 29층짜리 업무용 빌딩 3동이 들어설 예정이다. 재개발조합이 작성한 관리처분계획은 조합원 327명 소유의 토지와 건물의 원래 가치를 5564억원으로 평가했다. 이걸 재개발할 경우 총분양수익에서 재개발사업비를 뺀 '개발 후 부동산 가치'는 7349억원(수익률 32.08%)으로 추정된다. 조합원 1인당 평균 5억4000만원씩, 총 1785억원의 재개발 이익이 생긴다. 조합은 세금 관계 때문에 이익을 보수적으로 추정하기 마련이다. 토지와 건물 주인들에게 돌아갈 실제의 개발이익은 이것보다 훨씬 크다는 것이다.

그러나 조합이 주택 세입자 456가구에게 준 이주비는 평균 1680만원, 상가 세입자 430명에게 책정한 휴업보상금은 2500만원 정도였다. 상가 세입자들은 석 달치 영업이익과 점포운영비용을 보상금으로 받게 돼 있다. 이들은 수천만원씩의 권리금과 인테리어비를 부담하고 장사를 시작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상가 세입자들은 토지와 건물 주인들이 수억원씩 재개발 이익을 가져가는데 자신들만 손해를 봐야 하는 현실에 분노하고 극한 투쟁에 뛰어들게 된다. 재개발이 진행되면 인근 주택과 상가 임대료도 덩달아 뛰어올라 보상금을 받아 근처 다른 곳으로 옮겨 장사를 계속하기도 힘들어진다.

정부는 재개발 상가 세입자에게 신축건물 임차권을 우선적으로 보장해주는 방안과 재개발사업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외부감사제 도입 같은 대책을 추진하겠다고 한다. 그 정도를 해결책이라고 할 수가 없다. 전체적으로 수천억원의 개발이익이 생겨나는데 세입자들은 개발이익의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피해만 봐야 한다면 그건 사회 정의에 맞지 않다. 물론 권리금이나 인테리어 비용은 공정하게 평가하기 힘든 부분이다. 그렇다 해도 좀 더 정밀하게 세입자의 현실을 반영해서 개발이익의 일정 부분을 세입자에게 돌려서라도 적어도 그들이 손해만 보는 일은 없도록 제도를 손질해야 한다.

법 질서는 지켜져야 한다. 그러나 법 질서를 지키기 위해서도 재개발 이익과 관련해 최소한의 분배적 정의는 실현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정부가 재개발 갈등을 조합과 세입자 간 사적(私的) 계약의 문제라고 뒷짐만 지고 있어선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