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부(주심 박일환 대법관)는 15일 현대차그룹의 로비스트 김동훈 전(前) 안건회계법인 대표로부터 2억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변양호 전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의 상고심에서, 징역 5년에 추징금 1억50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무죄 취지로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변 전 국장은 지난 2003년 외환은행미국계 사모(私募)펀드 론스타에 매각하는 실무를 총괄한 인물로, 2006년 검찰로부터 '외환은행 헐값매각 사건'과 관련해 수사를 받는 와중에 현대차로부터 2억원을 받은 혐의가 포착돼 구속 기소됐다.

하지만 이번 대법원 판결로 검찰이 '외환은행 헐값매각 사건' 수사를 위해 변 전 국장을 구속하려고 무리하게 '별건(別件) 수사'를 벌였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더구나 변 전 국장은 외환은행 매각과 관련해 론스타에 최대 8000억원 싸게 매각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로 결국 기소됐으나 치열한 법정공방 끝에 작년 11월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상태이다.

변 전 국장 등은 지난 2001~2002년 김 전 대표로부터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위아와 부품공급업체인 아주금속이 한국산업은행 등 채권은행으로부터 채무조정을 받을 수 있게 해 달라"는 청탁과 함께 2억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현대차로부터 35억6000만원을 받은) 김 전 대표가 그 돈을 로비에 썼다는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현대차로부터 엄중한 책임을 면할 수 없는 궁박한 처지인 상황도 고려해 그 진술의 신빙성을 신중히 따져 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대법원은 김 전 대표로부터 14억5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박상배 전 산업은행 부총재, 1억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이성근 전 산업은행 본부장에 대해서도 무죄 취지로 파기 환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