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총재 안하려고 했다. 다른 곳을 요청했었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신상우 총재의 표정에서는 만감이 교차됐다. 아쉬움과 시원함, 섭섭함 그 무엇 한마디로 표현할 수 없는듯 그저 미소를 지었다.

5일 신 총재가 퇴임사를 하는 한국야구위원회(KBO) 시무식장은 숙연했다. "좋은 꿈들 꾸셨느냐. 그 꿈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입을 연 신 총재는 직원들과 아쉬운 작별의 시간을 가졌다. 지난 2006년 1월12일 취임후 15대 총재로 지낸 3년의 세월이 주마등처럼 스쳐가는 표정이었다.

기념패를 받고 기자들과 자리를 함께 했다. 소감을 묻자 "3년 동안 개인적으로 감동의 연속이었다. 주어진 여건속에서 능력껏 최선을 다해 부끄럽지 않다"고 했다. 특히 히어로즈 사태에 대해서는 정말 최선을 다했다고 강조했다. "유니콘스가 무너지고 난 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을 두번이나 찾아갔다. 정치하면서도 기업인을 찾아가지 않았었는데.... 가장 아쉬운 건 KT가 무산된거다. KT에서는 기업이사회만 통과하면 그 다음은 유연하게 발전기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해서 일단 60억원에 창단 합의를 하자고 했는데 KBO 이사회에서 반대해 문제가 생겼다. 그러자 KT 이사회가 긴급소집돼 왜 말이 다르냐며 의사를 철회했다. 그 뒤 현대 계열사를 찾아가 1년간 운영만 해달라고 했는데 거절당했다"고 했다. STX와의 협상은 배구 등 스포츠단체가 '왜 야구만 밀어주려 하느냐'고 항의해 무산됐다는 뒷이야기를 공개했다. 또 안산돔구장 양해각서(MOU) 체결과 관련된 이면계약도 밝혔다. "당시 승인만 되면 현대건설이 공사를 맡고 현대증권이 보증을 해 야구발전기금으로 100억원을 내기로 돼 있었다. 그러면 현대 유니콘스때문에 썼던 야구발전기금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는데 아쉽다"며 씁쓸해했다.

낙하산 인사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낙하산의 잣대가 달라져야 한다. 앞으로 결과와 실적을 갖고 평가했으면 좋겠다"고 한 뒤 "차기 총재는 야구에 정열을 쏟을 수 있는 사람이 했으면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사회에 서운함을 드러냈다. "내가 그만둔다고 하자마자 그 자리에서 유영구 이사장을 총재후보로 결정했는데 그 전에 그만 두는 사람과 올 사람이 사전에 의견을 조율하는 과정이 있었으면 좋지 않았겠느냐"고 밝혔다. 또 "정부가 야구에 관심이 있으면 먼저 의논해야 되지 않겠느냐. 조정 역할이 중요한데 정부 핵심부에서 지명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라며 웃었다.

총재로 오게 된 과정도 밝혔다. "노무현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이야기를 들은 바는 없었다. 다만 주위를 통해 알게 됐다. 그 때 KBO 총재를 하지 않겠다고 했다. 다른 곳을 요청했었는데 어쨌든 결정이 되고 난 뒤 열심히 뛰었다"고 했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슬쩍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는 "정치보다 KBO 일이 더 힘들더라. 절을 돌아다니며 충전의 시간을 가져볼까 한다. 그리고 야구와 사회 문화 정치 등을 연관시켜 조그만 책을 하나 낼까 생각하고 있다. 그외에 자유인으로서 야구에 도움이 되는 일이 있다면 최선을 다해 도울 생각"이라며 말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