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2일 발생한 원촨 대지진 당시 건 물 더미에 깔려 숨진 아내의 시신을 등에 묶은 채 오토바이를 타고 가는 우자팡씨.

지난 5월 12일 중국 중부 쓰촨(四川)성을 강타하면서 8만7000여명 중국인의 목숨을 앗아간 원촨(汶川) 대지진.

지진으로 가루가 된 건물 더미 속에서 숨진 아내의 시신을 찾아내 등에 묶은 뒤, 오토바이를 타고 쓸쓸히 돌아가던 모습이 보도되면서 중국인들의 심금을 울렸던 우자팡(吳加芳·45)씨가 최근 새 동반자를 찾았다고 북경청년보 등 중국 언론이 29일 보도했다.

원촨 대지진의 피해지역 중 하나인 �주(綿竹)시에서 건설공사장 인부로 일하던 우씨는 당시 숨진 아내에게 새 옷을 갈아 입힌 뒤 집으로 향하는 모습이 사진으로 보도되면서 중국 언론들로부터 '정의남(情義男)'이라는 찬사를 받았고, 외신들도 "아내에게 마지막 존엄을 선물했다"고 그를 칭송했다. 중국 네티즌들은 그를 '배망처남(背亡妻男·숨진 아내를 업은 남자)'이라는 별칭으로 불렀다.

28일 선전에서 열린 합동결혼식에서 백년가약을 맺은 신부 류루룽씨에게 빨간 우산을 받쳐주고 있는 우자팡(오 른쪽)씨.

아내를 잃은 뒤 외아들(21)과 함께 살아가던 우씨의 새로운 짝은 �주시에서 남쪽으로 2000여㎞나 떨어진 선전(深�)시에 거주하는 동갑내기 회사원 류루룽(劉如蓉)씨.

전 남편과의 사이에 아들(21)을 하나 둔 이혼녀였던 류씨는 지난 10월 16일 우씨에게 "당신의 헌신적인 모습에 감동했다. 만나고 싶다"는 전화를 걸었고, 지난 11월 초 휴가를 이용해 우씨를 만나러 쓰촨성으로 날아오면서 두 사람의 사랑이 이뤄지게 됐다고 중국 언론들은 전했다.

쓰촨성 청두(成都) 공항에서 우씨의 손을 잡은 류씨는 "거칠고 투박하기 짝이 없는 그의 손을 잡자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왔다"고 말했다. 형편이 넉넉지 않은 두 사람은 신부의 직장이 있는 선전시 난산(南山)구의 도움으로 28일 선전에서 열린 합동결혼식에서 백년가약을 맺었다. 우씨는 "지진 때 숨진 아내를 업고 간 것은 남편으로서 마지막 도리를 한 것뿐인데, 가진 것 한푼 없는 나에게 그녀(류루룽)가 시집 와 주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