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회, 뮤지컬, 연극, 전람회 등을 즐기며 한 해를 보내는 모임을 갖는 '문화 송년회'가 부산에서도 인기다.

국내 최초, 유일의 본격 크루즈사인 팬스타라인닷컴㈜은 최근 지인들에게 '팬스타 송년 작은 연주회'를 알렸다. 이 연주회는 26일 오후 6시50분부터 50분간 부산 중구 중앙동 팬스타 사옥에서 열린다. 연주팀은 세계적인 차이코프스키 콩쿠르 입상자들로 이뤄졌다.

팬스타측은 "술을 마시면서 소란스러운 송년이 아니라 차분하고 조용한 송년을 하자는 것"이라며 "이런 송년이 다가오는 새해를 기분좋게 맞이하는 데도 더 큰힘이 된다"고 말했다.

지난 17일 오후 7시30분 부산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있었던 부산시립교향악단의 '2008 송년음악회'는 1400석 모두 1주일 전에 매진됐다. 또 31일 밤 10시30분에 부산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릴 '2008 제야음악회, 가는 해 오는 해(☎051-607-6070)'도 매진 박두 상태다. 이 음악회는 A석 2만원, S석 3만원, R석 5만원 등 평소 부산시향 연주회 입장료의 4~5배인데도 그렇다.

지난해 12월 31일 밤에 부산문화회관에서 열렸던‘부산시향 제야 음악회’중 로비 콘서트 모습. 부산시향은 1, 2부 중간 쉬는 시간 동안 로비에서 청중을 위해 간단 한 소품 연주를 했다.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 중 환희의 송가 록버전'을 비롯, ▲뮤지컬 맘마미아 중 '아바 모음곡' ▲가수 김종환의 존재의 이유1 ▲베르디 '라 트라비아타 중 축배의 노래' 등 다채로운 레퍼토리가 선보인다. 부산문화회관측은 "가수 김종환, SBS예술단코러스 등 참가 연주단이 많아 입장료가 비싸졌다"며 "그런데도 거의 매진될 정도여서 '문화 송년회'의 위력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8일 오후 해운대문화회관에서 있었던 '코믹연극 보잉보잉(31일까지 평일 오후 8시, 토 오후 4시·7시, 일 오후 3시·6시, 월 공연없음, ☎1644-4484)'에도 부산지역 한 병원의 직원 90명과 재송1동 주민자치위원·재송1동 주민센터 직원 30여명이 단체 관람을 하며 송년회를 했다.

부산시 김종경(45) 도시계획담당은 부부 동반으로 계모임 송년회를 27일 오후 4시 부산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가질 예정이다. '뮤지컬 제너두(27일 오후 4시·7시30분, 28일 오후 3시·6시30분, ☎051-607-6070)' 관람으로 송년회를 가름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해운대그랜드호텔에 마련된 코믹 무술 퍼포먼스 '점프' 전용극장에서도 모 보험회사 직원 250명이 지난 17일 단체로 점프를 관람했고 모 카드회사 부산 콜센터 직원 80명도 지난 19일 구경했다. 부산시립미술관(☎051-740-4217)은 27일 오후 2시(인형극, 너는 최고의 선물)와 3시(마림바와 피아노 트리오 연주회)에 미술관 2층 홀에서 시민들을 위한 '송년 라이브'를 갖는다.

박수경 해운대문화회관 운영팀장은 "올해는 연말에 공연이나 연주회를 보고 싶다는 문의가 크게 늘었다"면서 "아마도 술 마시고 노래방에 가는 송년회 대신 공연 보고 간단하게 맥주 한잔하는 '문화 송년회'가 새 풍속도로 자리를 잡아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