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라 해도 코트에서 양보는 없다. NBA 멤피스 그리즐리스의 마크 가솔(왼쪽)의 공격을 형 파우 가솔(LA레이커스)이 막고 있다.

23일(한국시각) 열린 NBA(미 프로농구) LA 레이커스와 멤피스 그리즐리스와의 경기. '가솔(Gasol)'이 골밑 공격을 시도하자 또 다른 '가솔'이 막아섰다. 치렁치렁한 헤어 스타일에 수염을 기른 모습이 꼭 닮은 그들은 스페인을 대표하는 농구 스타 파우 가솔(LA·28)과 마크 가솔(멤피스·23) 형제다.

형 파우는 댈러스 매버릭스에서 뛰고 있는 덕 노비츠키(독일)와 함께 NBA의 대표적인 유럽파 선수로 꼽힌다. 2001년 전체 3순위로 지명돼 7년간 멤피스에서 주축 선수로 활약했고, 지난 시즌 도중 LA 레이커스로 둥지를 옮겨 팀을 파이널까지 끌어올렸다. 당시 코비 브라이언트가 외롭게 공격을 이끌던 레이커스는 가솔의 가세로 단숨에 우승권 전력으로 올라섰다. 큰 체격(2m13)에 비해 스피드와 패스가 뛰어나 파워포워드와 센터를 두루 소화한다. NBA 통산 평균 18.8점, 8.6리바운드를 기록하고 있다.

마크는 2m16, 120㎏으로 형보다는 정통 센터에 가까운 플레이를 펼친다. 생애 첫 NBA 시즌을 소화하고 있는 마크는 2007 드래프트에서 LA 레이커스에 지명됐지만 한 시즌을 스페인에서 더 보내며 2007~2008 스페인리그 MVP를 차지했다. 마크는 레이커스와 멤피스와의 트레이드 때 형과 유니폼을 바꿔 입었다.

NBA에서 선의의 대결을 펼치고 있는 가솔 형제는 병원 관리자인 아버지와 의사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축구의 도시 바르셀로나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파우는 축구보다는 농구를 훨씬 더 좋아하는 아이였고, 농구공을 손에서 놓지 않는 형 덕분에 동생 역시 자연스레 농구의 길로 들어섰다. 다섯 살 터울의 형제는 2006 세계선수권 우승에 이어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도 환상의 호흡을 자랑하며 조국 스페인에 은메달을 안겼다.

이날 맞대결에선 레이커스가 105대96으로 승리, 형 파우(15점)가 마크(8점)에 판정승을 거뒀다. 브라이언트가 36득점을 퍼부으며 1승을 추가한 레이커스는 22승5패로 서부 콘퍼런스 1위를 내달렸다. 멤피스(9승18패)는 서부 콘퍼런스 10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