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순을 바라보는 대구의 한 남성이 한국사능력검정 1급 시험에서 전국 최고령으로 합격했다. 문제난이도에 따라 초급(5·6급)∼고급(1·2급)으로 자격이 구분되는 시험은 지난 2006년 11월 처음 실시된 이후 반기마다 한 번씩 치러지고 있으며 급수에 따른 일정점수를 획득한 모든 응시생에겐 해당 급수의 인증서가 주어진다. 최상위 등급인 고급은 대학교 역사교양강좌 수준의 지식을 겸비한 것에 해당한다고 한다.

시험을 주관한 교육과학기술부소속 국사편찬위원회는 지난 10월에 있었던 제5회 한국사능력검정시험에서 김준환(68·대구 북구 복현동·사진)씨가 한국사능력검정 1급 시험에 합격했다고 21일 밝혔다. 전국에서 모두 9160명이 고급과정에 응시해 70점 이상(100점 만점)을 획득한 1970명이 1급에 합격했다고 한다.

노익장을 과시한 김 할아버지는 지난 2002년 대구 남구 이천동 대봉초등학교 교장직에서 물러나 현재 가정종합사회복지회관(북구 산격동) 등에서 60대 중반∼70대 중반대의 노인 30여명을 상대로 한국사를 곁들인 한글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학창시절 및 교사시절 유독 한국사에 대한 애정이 많았던 그는 퇴직 후에도 역사관련 서적을 구입해 읽으며 공부를 해오던 중 지난 2004년 한국사능력시험이 생긴다는 소식을 접했다.

'이왕 공부를 시작한 김에 관련자격증도 따고 함께 살고 있는 손자·손녀들에게 역사공부도 시키자'는 생각에 본격적인 시험준비에 돌입했다. 서점을 찾아 고등학교 근·현대사 교재와 수능시험 참고서, 대학 역사교양서적 등을 구입해 도서관을 오가며 하루 8시간씩 공부했다. 그는 "나이가 많아 읽고 또 읽어도 계속 잊어버려 너무 힘들었지만 이를 악 물고 달려들었다"고 말했다. 그 결과 지난해 2급 시험(3회)에 합격한 후 최근의 1급 시험까지 합격하는 기쁨을 누렸다.

현재 김씨는 자신이 공부한 것을 일반인들에게 나눠주기 위해 동부도서관(동구 신암동)과 한국사 강좌 개설에 대한 논의를 진행 중에 있다. 김준환 할아버지는 "일본, 중국이 우리의 역사를 왜곡하고 있고 국내에서도 역사교과서 문제로 많이 시끄럽다"며 "단 한 명이라도 우리의 역사를 제대로 알 수 있도록 힘을 보태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