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혁명 이후 200년 넘게 공기 중에 축적된 온실가스는 지구기후시스템을 교란시켜 새로운 기후평형 상태를 만들었다. 지구는 잉여의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우주로 방출시키기 위한 방안으로 자신의 온도를 높였고, 이로 인해 지구온난화가 필연적으로 발생한 것이다.
지표면 평균 온도는 지역과 계절에 상관없이 높아지고 있다. 어떤 사람은 우리나라 기후가 아열대화되고 있으며, 수십 년 내에 현재의 동남아시아의 기후처럼 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한다. 그러나 이러한 예측이 최소한 우리나라에는 적용되지 않을 것 같다. 지구온난화는 겨울철에 더 잦은 추위를 부르는 전혀 예상치 못한 변형된 형태로 다가올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이나 생물은 절대적으로 낮은 온도뿐 아니라 어느 날 갑자기 낮아진 온도에 의해서도 심한 추위를 느낀다. 따뜻한 날이 지속되다 예기치 않게 10도나 온도가 낮아지면 추위에 약한 동물이나 식물은 금세 얼어 죽고 만다. 실제로 지난 수십 년간 우리나라와 중국에서 관측된 온도자료를 살펴보면 이런 갑작스러운 추위가 크게 증가했음을 알 수 있다. 물론 절대적으로 낮은 온도의 추위는 줄어들었지만 말이다.
우리나라에 나타나는 지구온난화는 평균 온도 증가가 세계 평균의 두 배에 이를 정도로 크다. 그러나 가끔씩 찾아오는 한파가 아예 사라지지는 않았다. 우리나라의 한파는 대개 시베리아 지역과 북극 주변에 머무르던 찬 공기가 시베리아 고기압이 확장하면서 찾아온다. 지구온난화가 심각해져도 극 주변의 온도는 중위도보다 훨씬 낮다. 또 시베리아 고기압은 주기적으로 팽창한다.
평균 온도만을 보면 머지않은 장래에 우리나라는 아열대 기후 수준에 도달할 것이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추위는 여전히 반복될 것이니, 변형된 모습의 아열대 기후를 경험한다고 보면 되는 것이다. 사람은 이런 변화에 어떻게든 적응하겠지만, 과연 야생생태계가 잘 견뎌낼지는 의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