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공항이 '까마귀떼 쫓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오전 해 뜬 직후부터 해질녘까지 수십~수백 마리씩 떼를 지어 수시로 공항주변 상공에 날아드는 까마귀떼로 인한 조류충돌사고를 막기 위해서다. 조류충돌사고 즉, '버드 스트라이크'(Bird Strike)는 조류가 항공기 엔진에 빨려 들어가 엔진작동에 이상이 생기는 것으로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다.

한국공항공사 울산지사는 지난달부터 조류퇴치전담반을 편성해 매일 아침 해 뜬 직후부터 공항활주로 주변 까마귀떼 쫓기에 나서고 있다.

이 까마귀떼는 매년 11월쯤부터 중앙아시아와 시베리아에서 월동을 위해 울산을 찾아오는 것으로, 도심 태화강변과 울산공항 인근 북구 농소지역 논밭 등지에서 먹이를 쫓아다니다 가끔씩 공항활주로 상공을 맴돌기도 한다.

공항측은 이 까마귀떼를 쫓기 위해 자체 보유한 총포 3정과 폭음기 5대, 경보기 9대, 폭죽 등을 총동원한다. 또 조류퇴치차량으로 공항 외곽지역(둘레 약 6㎞)을 수시로 순찰하며 까마귀떼 접근을 감시한다.

특히 이달 들어서는 주변 까마귀떼 수가 크게 늘어나면서 해질녘인 오후 5시쯤까지 까마귀떼가 수시로 출몰해 공항측을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

다른 조류들에 비해 영리한 것으로 알려진 까마귀떼는 조류퇴치전담반의 노란색 차량이 나타나면 잽싸게 사라졌다가 차량이 지나가고 나면 곧 다시 주변에 몰려들어 활주로 상공을 맴도는 등 공항측과 쫓고 쫓기는 숨바꼭질을 벌이고 있다고 한다.

공항측은 "떼지어 다니는 특성상 발견하기가 쉬워 곧 쫓아내지만, 오래지 않아 다시 나타나기를 반복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한다. 또 "내년 3월쯤까지는 이 같은 상황이 반복될 것 같다"며 "스카이댄서(바람에 흔들리는 허수아비)를 활주로 주변에 설치하는 등 다양한 퇴치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울산공항에서는 올해 2건의 조류충돌사고가 발생했다고 한다. 그러나 참새 등 작은 새가 항공기 날개나 동체를 살짝 스친 정도여서 별다른 피해는 없었다.

공항측은 "까마귀는 비교적 몸집이 커 엔진으로 빨려 들어갈 경우 대형사고 우려를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