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채로운 '바둑 신상품(新商品)'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최고카드는 여전히 이창호<사진 왼쪽>·이세돌<오른쪽> 전이다. 국내 타이틀을 놓고 천하를 양분하는 최대 라이벌 구도가 여전한 데다 국제무대에 나가면 둘은 다정한 '투 톱'을 형성한다. '둘 중 누가 간판이냐'라는 의문이 항상 따라다니는 것도 이상할 게 없다.
이들 양웅은 올해 네 차례 맞대결을 펼쳐 이창호가 3승 1패로 앞섰다. 이 중엔 세계최대 상금이 걸린 잉씨배 준결승서의 2연승이 포함돼 있다. 통산전적에서도 이창호의 우세(28승 21패)는 여전하다. 그렇다면 "올해는 이세돌을 겁나게 하겠다"던 금년 초 이창호의 공개 도발(?)은 성공적으로 이뤄진 것일까.
그게 그리 간단치 않다. 우선 공식 서열에서 이세돌 1위, 이창호 2위의 랭킹이 지난해 말 이후 14개월째 계속되고 있다. 보유 타이틀 수에서도 이세돌이 6개(국제 4개), 이창호는 5개(국제 1개)다. 올해 상대전적 우세에도 불구하고 이창호가 이세돌을 뛰어넘었다고 볼 수 없는 이유다. 이창호는 현재 잉씨배 및 춘란배 결승에, 이세돌은 LG배 결승과 삼성화재배 준결승에 오르는 등 쌍방 피치를 올리고 있어 둘 간의 경쟁심은 갈수록 불타오를 전망.
이런 와중에서 두 라이벌은 연내 한 차례 더 격돌한다. 23일로 잡힌 제4기 원익배 십단전 준준결승서 운명처럼 맞닥뜨린 것. 이창호는 전년도 우승자 자격으로 8강에 무혈 입성했고, 이세돌은 윤혁 최원용 최철한을 넘어선 뒤 맞는 네 번째 관문이다. 앞으로의 기세싸움 때문에라도 피차 양보할 수 없는 올 시즌 마지막 양이(兩李) 대결 결과가 주목된다. 한편 백홍석과 박정환은 각각 박정상과 위에량을 눌러 4강 고지에 선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