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12일 하루 종일 내년도 예산안 합의 처리를 위한 막판 조율을 벌였지만 최종 합의에 실패, 밤 11시30분부터 한나라당과 선진과 창조모임 의원들만 참석한 가운데 국회 본회의를 열어 종부세법 개정안 등 예산 부수 법안들을 통과시켰다. 민주당과 민노당은 "한나라당이 날치기를 한다"며 본회의에 불참했다.
◆민주·민노 반발 속 예산 법안 처리
여야는 이날 밤까지 원내대표 회담 등을 계속 열었지만 SOC(사회간접자본) 예산 등에 대한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다. 3당 원내대표는 오전 10시, 오후 2시30분, 5시30분, 9시 등 네 차례 협상을 했지만 밤 10시 이후엔 협상을 중단하고 대치 국면에 접어들었다.
민주당은 예결위 회의장 앞에서 회의 개의를 막겠다며 국회의원과 당직자 200여명이 연좌 농성을 벌였고 한나라당은 예산안 강행 처리를 위한 수순을 밟았다.
민주당 원혜영 원내대표는 "이번 예산안 협상은 대화는 없었고 군사작전, 사기와 기만전술만 있었다"며 "한나라당은 대통령과 형님(이상득 의원)에 대한 충성 경쟁만 했다"며 협상 결렬을 선언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12·12 예산 쿠데타 획책하는 한나라당을 규탄한다"는 구호를 외쳤고, 한나라당 소속 이한구 예결특위위원장이 의도적으로 협상을 기피했다며 이 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한나라 민주 "약속 어겼다"삿대질
그러나 민주당은 한나라당과 선진과 창조모임이 예산 법안들을 처리할 때는 몸으로 막지는 않았다. 민주당 조정식 원내대변인은 "예산안을 12일까지 처리키로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몸싸움을 하지 않았지만 약속을 어긴 한나라당의 날치기가 분명하다"고 말했다. 13일 새벽 0시30분쯤에는 일부 민주당 의원들이 본회의장에 들어와 의사 진행 발언을 요구해 여야간에 고성이 오갔다.
반면 한나라당 김정권 원내 대변인은 "민주당은 정부의 경제 살리기 예산은 삭감하라면서 자신들의 정치적 생색내기 예산의 증액만 주장했다"며 "민주당이 우리를 속였다"고 했다. 김 대변인은 "민주당은 적자 예산을 비판하면서도 정치적 이익을 위해 국채 발행을 요구하는 모순된 주장을 하고 있다. 처음부터 경제 살리기에는 관심도 없었다"고도 했다. 자유선진당은 "고심 끝에 표결 참여를 결정했다"며 본회의장에 들어갔다.
한편 여성인 민노당 곽정숙 의원이 한때 국회의장석을 점거했지만 한나라당 여성 의원들이 곽 의원을 의장석에서 끌어내리는 등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민노당 의원들은 한때 단상에 올라 현수막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새벽까지 여야 대치
여야는 이날 오전부터 각각 의원총회를 열어 전열을 정비하면서 소속 의원들에게 13일 새벽까지 국회 인근에서의 비상 대기를 지시했다. 이 때문에 13일 새벽까지 여야는 국회 본회의장 안팎에서 법안을 처리하거나 항의 농성을 하며 대치했다.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는 "비상사태 발생시 즉각 대처해야 하므로 여의도 근처에서 대기하고 문자 메시지가 도착하면 바로 집결해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 (강행 처리를 막고) 의회주의를 지켜내야 할 것"이라고 소속 의원들을 독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