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밤 마음에 잠겨…."

12일 오후 3시30분 인천항 1부두, 커다란 빌딩 크기의 대형 크레인들이 줄이어 서있는 부두의 한편에서 찬송가가 울려 퍼졌다. 노래를 부르는 20여명의 참가자들 뒤에는 북한에 보낼 결핵약을 싣고 떠날 파나마 선적 화물선 '트레이드 포춘(TRADE FORTUNE)'호가 조용히 노래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이날 행사는 결핵을 앓고 있으나 약이 없어 생명을 잃을 처지에 놓여있는 북한 어린이들을 위해 결핵약을 북한에 보내는 배의 출항식. 사단법인 세계결핵제로운동본부와 국제사랑재단이 주도하고 조선일보사가 후원하는 북한결핵어린이돕기 범국민운동본부(총재 이윤구·이하 운동본부)가 지난해 10월 29일 북한 결핵 어린이 돕기 운동을 시작한 뒤 네 번째로 맞은 출항식이다.

북한결핵어린이돕기 범국민운동본부 회원들이 12일 북한에 지원할 1만 명분의 결핵약을 싣고 인천항 1부두에서 출항식을 갖고 있다. 김용국 기자 jychoi@chosun.com

이윤구 총재는 인사말을 통해 "오늘 보내는 저 약들에는 5000만 국민의 정겨운 사랑이 담겨 있어 북한 동포들의 약해진 몸에 피와 살을 돋게 할 것"이라며 "황금보물을 실은 배보다 귀하고 값진 배"라고 말했다. 운동본부 홍보대사인 아역 탤런트 박지빈군은 "이 약을 받고 북한에 있는 친구들이 빨리 일어나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운동본부는 그동안 25억5400만원의 성금을 모았으며, 지난 3월 12일 인천항에서 첫 출항식을 가진 뒤 이날 지원분(1만명분·3억원어치)까지 우선 13억8100만원으로 결핵약과 종합의약품 등을 구해 북한에 보냈다.

현재 북한에는 30여만 명의 어린이와 청소년 환자를 비롯해 120여만 명의 결핵 환자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치료약이 절대 부족해 많은 사람들이 죽음의 위기에 놓여 있다고 한다.

▶모금계좌번호(예금주 세계결핵제로운동본부)=국민 002801-04-096930, 우리 1006-380-041122, 신한 100-023-570410, 농협 027-01-514482, 우체국 010041-01-046472 ▶ARS전화=060-300-0022(한 통화에 2000원 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