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서구 생활지원과측은 지난 11월 말 서부산라이온스클럽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어려운 이웃을 위해 연탄 5000장을 기부하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생활지원과 직원들은 신이 났다. 극심한 불경기에 이웃을 돕겠다는 뜻에 고마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곧 이 기쁨은 실망과 좌절로 이어졌다. 연탄 5000장을 고지대 이웃들에게 배달해줄 사람들을 수배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이리 뛰고 저리 뛰다 포기했다. 대신 품목을 쌀로 바꿨다.
추운 겨울 어려운 이웃에게 요긴한 연탄 배달 자원봉사 시스템을 만들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서구 생활지원과의 경우가 그 대표적 사례다. 지난달 말에 있었던 부산시 확대간부회의의 주요 의제 중 하나가 '08 동절기 연탄수급 대책 추진'이었다. 지난 10월부터 배부되고 있는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에 대한 정부의 '연탄 쿠폰' 지급 이후 배달 문제가 불거졌기 때문이다.
연탄은 소매가격 기준 380 ~650원선. 380원과 650원의 차이는 배달료 때문이다. 배달료가 270원이나 더 붙는 것이다. 연탄 쿠폰은 1가구당 3만9000원과 3만8000원의 쿠폰을 2116가구에 지급하는데 저지대의 연탄값인 1장당 380, 390원일 때 100장을 기준으로 한 것이다. 따라서 고지대 기초생활수급자 등의 경우 3만8000원 쿠폰으로 58장밖에 살 수 없는 상황이 펼쳐질 수도 있는 셈이다.
부산시는 이에 따라 동 주민센터별 통·반장, 새마을지도자, 청년회 등 자원봉사단을 구성, 저소득층 주민들에게 배달토록 하는 등의 대책을 시행토록 각 구·군에 지시했다. 실제 남구의 경우 지난 5일 새마을지도자 남구협의회 회원 100여명이 나서 6300여장의 연탄 배달을 해줬다.
그러나 이 또한 일시적 미봉책이다. 서구 생활지원과는 현재 1만1500장의 연탄 후원을 받아 배달을 앞두고 고민 중이다. 배달 인력 확보 때문이다. 후원 단체나 모임의 회원에다 서구 직원까지 동원, 겨우 배달 인원을 맞췄지만 보통 곤욕이 아니었다. 부산 유일의 연탄 관련 봉사 단체인 '부산연탄은행'도 형편은 비슷하다.
이달 중 5만장의 연탄 후원과 200명의 자원봉사자를 확보했다. 그러나 1월 이후엔 1명도 없다. 부산연탄은행 강정칠 대표는 "연말엔 각종 모임이나 기업, 기관 등지에서 행사를 위해 연탄 후원과 배달에 많이 나서지만 그 이후엔 종적이 묘연해진다"며 "자원봉사센터 등지에서 겨울철 동안 연탄 배달 자원봉사 시스템을 구축해준다면 부산의 겨울은 보다 따뜻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