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취임식은 남의 잔치일 뿐이라고, 축하 퍼레이드를 볼 수 있는 가장 좋은 자리는 돈 많고 힘 있는 자들의 차지일 거라고, 그렇게 포기했을 사람들에게 기회를 주고 싶었어요."

한 흑인 기업인이 미국에서 가장 힘들고 어려운 사람들을 골라 내년 1월 20일의 버락 오바마(Obama) 대통령 취임식에 맞춰 워싱턴DC로 초대키로 했다. 버지니아주에서 방산(防産)기업을 경영하는 얼 스태퍼드(Stafford·60·사진)는 3일 기자회견을 열고 "워싱턴 JW 매리어트호텔의 객실 300개를 사흘간(18~20일) 100만달러(약 15억원)에 예약했다"며 "찢어지게 가난한 사람들, 불치병에 걸린 사람들, 조국을 위해 봉사하다 다친 참전용사들, 그외 사회·경제적 어려움에 빠진 사람들을 초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초대받은 사람들은 최고급 호텔에 사흘간 묵으면서 최고의 VIP 대우를 받게 되며, 20만달러어치의 최고급 음식과 파티용 턱시도·드레스 등 파티복을 제공받는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비용은 물론 스태퍼드가 책임진다. 스태퍼드는 이번 행사에 '국민의 취임식'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스태퍼드의 계획은 경제위기 속에 워싱턴 전역이 취임식으로 돈 벌 궁리만 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라 더욱 빛이 난다. WP에 따르면 워싱턴의 고급 호텔 숙박료는 벌써 만 달러 단위에 육박하고, 주민들은 너도나도 허름한 지하실이나 소파 잠자리까지 빌려주고 돈을 받으려 하고 있다.

스태퍼드는 자신의 이름을 딴 자선기관인 스태퍼드재단을 통해 전국의 시민단체와 군 병원, 노숙자 재활센터 등과 협력해 행운의 주인공들을 뽑을 계획이다. 이 행사를 후원하는 다른 재단이나 자원 봉사자들도 초대한다. 그는 "이번 취임식은 불운한 사람들을 포함해 모두가 함께 축하할 수 있어야 한다"며 "오바마처럼 우리도 '아메리칸 드림'을 믿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의 부인 어맨더(Amanda)는 ABC방송에 "우리의 선의(善意)가 사람들 사이에 전염되듯 퍼져 나가 다들 '보라고, 전보다 좀 힘들어지긴 했지만 우린 아직 서로 나눌 여력이 있어'라고 말하게 되길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