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 가까이 비밀에 싸여 있던 런던 도심 지하 비밀 터널의 모습. 터널의 소유주인 영 국 통신회사 BT는 최근 이 터널을 108억원에 팔겠다는 공고를 냈다.

70년 가까이 베일에 싸여있던 런던 도심 지하의 길이 1.6㎞짜리 터널이 매각 대상에 올랐다.
이 터널은 한때 영국 첩보부의 비밀 기지였고, 냉전(冷戰) 때에는 워싱턴~모스크바를 잇는 핫라인(직통전화)이 지나갔다. 또 400t에 달하는 영국 정부의 문서가 보관됐던 '지하 도시'라고, 뉴욕타임스(NYT)는 28일 보도했다. 이 터널의 가격은 약 108억원.

이 터널의 현재 소유주는 영국의 통신기업인 BT. 그러나 터널의 위치는 아직도 기밀이다. 터널의 존재는 몇 주 전 매각 공고가 나면서 처음 드러났다. 터널과 지상을 연결하는 유일한 통로도 런던 템스 강변의 한적한 뒷골목에 위치한 건물 안에 설치된 엘리베이터 2대뿐이라고 한다.

이 터널은 1940년 나치 독일의 런던 대공습 때 영국 정부가 만든 8개의 대피호 중 하나로, 8000명이 5주간 외부와 격리된 채 생존할 수 있게 설계됐다. 그래서 제2차 대전 중 노르망디 상륙작전 때에는 연합군 병력의 비밀 대기 장소로도 사용됐다.

냉전이 격화되자 영국 정부는 국영기업인 브리티시 텔레콤(BT의 전신)으로 하여금 터널 안에 핵전쟁에도 견딜 수 있는 지하 전화국을 건설하도록 했다. 쿠바 미사일 위기 직후인 1963년엔 이 터널에 워싱턴과 모스크바를 잇는 핫라인이 설치됐다. 당시 이 터널 안에선 200여명이 출퇴근하며 국제전화회선 6600여 개를 관리했고, 이들을 위해 터널 내에 영화관·구내식당·휴게실 등도 설치됐다.

BT 직원인 데이비드 헴브라(Hembra)는 "터널의 미래 소유주가 이곳을 어떤 목적에 사용할지 모르는 상황이라 (위치 등) 정보를 공개할 수 없다"고 NYT에 말했다. 지금까지 매입을 희망한 사람 중에는 터널을 이사회 장소로 사용하려는 외국인 억만장자와 와인 저장고로 만들려는 개인 등이 포함돼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