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정권에서 빚어진 각종 의혹과 사건들이 줄줄이 검찰 수사선상에 오르고 있다. 농협의 세종증권 인수 비리 못잖은 대형 사건으로 비화될 소지가 농후한 사안들이다. 중요한 사안들만 정리해 보았다.

휴켐스 저가 인수 의혹
박연차 회장, 농협 알짜 자회사 턱없이 낮은 값에 인수
응찰가보다 322억 적어… 로비설·특혜 의혹 휩싸여

세종증권 매각 과정에서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막대한 차익을 챙겼다는 의혹에 휘말려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태광실업 박연차 회장은 농협 자회사인 휴켐스 매입 과정에서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이중 수사를 받게 됐다.

휴켐스는 질산 등 정밀화학 핵심 소재를 제조해온 농협의 알짜 자회사다. 이 회사는 2006년 6월 말 태광실업에 응찰가격 1777억원보다 322억원 낮은 1455억원에 팔렸다. 이 매입금액은 응찰가 2위 업체가 제시한 금액보다 70억원이 적은 것으로 드러나 특혜 의혹이 불거졌다. 휴켐스 매각 과정에서 박 회장이 당시 정대근 농협 회장과 정권 실세에게 로비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배경이다.

노건평씨와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정대근 전 회장은 양재동 농협 부지를 현대차그룹에 매각하는 과정에서 3억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돼 징역 5년형을 선고받았다.

KT·KTF 납품 비리
이강철 전 수석의 비서관 구속되며 권력형 비리로 확산
이 전 수석도 불법 정치자금 수수혐의로 소환 불가피

KT와 KTF의 납품비리 의혹 사건에 대한 수사도 현재 진행형이다. 검찰은 “KTF의 납품비리 사건은 마무리 단계”라고 밝히고 있지만 노무현 정권의 실세였던 이강철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의 이름이 거론되면서 수사 막바지에 권력형 비리 의혹으로 옮겨 붙었다. KTF 조영주 사장과 KT 남중수 사장 등은 납품업체로부터 수억원의 청탁성 자금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구속됐다.

이 전 수석의 비서관 출신 노모씨도 KTF로부터 수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이 전 수석은 이 사건과 별개로 2억원가량의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가 포착돼 조만간 소환조사가 불가피해 보인다. 이 전 수석과 관련, 검찰은 대구지역 건설업체 Y사와 광고기획사 I사 등에 대해서도 압수수색을 벌였다.

우리들병원 탈세사건
국세청, 비자금 조성 및 탈세 혐의로 100억원 추징
병원 이사장은 盧와 오랜 친분… 급성장 배경도 의혹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재임 중 허리디스크 수술을 받아 유명해진 우리들병원(이사장 이상호)은 탈세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최근 국세청은 우리들병원에 대한 세무조사를 벌여 우리들생명과학㈜  등 계열사의 비자금 조성 및 세금포탈 혐의를 잡고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국세청은 이번 세무조사에서 100억원 안팎의 추징액을 부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지역에서 소규모 병원으로 출발한 우리들병원은 노 전 대통령 재임 기간 18개의 계열사를 거느린 우리들병원그룹으로 급성장했다. 노 전 대통령이 야인 시절 우리들병원 고문변호사를 맡으며 친분을 유지해온 터라 성장 배경에 각종 의혹이 일었다.

이상호 이사장은 노 전 대통령의 숨은 후원자 중 한 명으로 알려져 왔다. 노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안희정씨는 우리들병원이 소유했던 아스텍창투로부터 1억9000만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사법처리되기도 했다. 노 전 대통령은 1996년 15대 총선 낙선 후 서울 광화문 인근에서 '우리들그룹'이라는 소프트웨어 기업을 만들어 운영했고 당시 개발한 인명관리프로그램 이름 역시 '우리들'일 정도로 우리들병원에 애착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GKL 카지노 비자금 의혹
비자금 조성 정황 드러나고 로비 리스트 나돌아
盧정권 실세 비롯해 정치인 수십 명 연루설 파다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 김광준)는 지난 5월 말부터 한국관광공사의 자회사인 GKL 카지노 비리의혹을 수사해 왔다. GKL 박정삼 전 사장의 비자금 조성 정황이 드러나고 회사 관계자들의 관련 진술까지 나왔지만 아직 구체적인 수사 성과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쉽게 종료되기 힘들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말이다. GKL 카지노에 정통한 복수의 관계자는 "상상하기 힘들 정도의 비자금이 조성됐다는 의혹이 불거졌지만 검찰이 무엇 하나 제대로 건진 게 없다"면서 "로비 리스트가 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말했다. 정치권 안팎에선 "카지노 비리와 관련해 전 정권의 실세 등 수십 명의 정치인이 연루돼 있다"면서 실명까지 거론돼 왔다. 검찰은 2004년과 2006년에도 GKL 카지노에 대해 수사를 벌였으나 성과를 거두지 못한 바 있다.

KTRD 특혜 의혹
경찰청 기마대 부지에 아파트건설 인허가 특혜
권력 실세 압력 의혹… 盧정권 실세 L씨 연루설

KT 계열사에서 독립한 KTRD(현 케이엔산업개발) 특혜 의혹도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 지난 5월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윤갑근)에서 회사 관계자를 소환하는 등 수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KTRD가 시행한 서울 성수동 힐스테이트 아파트 인허가 특혜 의혹은 노무현 정권 실세 L씨 연루설이 나돌았던 사안.

성동구청이 불법적으로 사업승인을 내주고 아파트 부지로 사용된 경찰청 기마대 부지를 현대 측에 매각할 수 있도록 권력 실세의 압력이 작용했다는 게 당시 의혹의 핵심이었다. 당시 KTRD 회장이었던 강상복씨는 올 초 해외로 출국해 귀국하지 않고 있다.

이밖에도 KTRD가 KT에서 발주한 아파트 시행 사업을 독점해오면서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얘기도 정치권 안팎에서 나돌았다. 최근 청와대 민정라인에서도 KTRD와 관련된 진정 내용 등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썬앤문 특혜 의혹
盧 후견인이 골프장 등 문어발식 사업 확장 
한나라당 “급성장 배경과 자금 출처 규명하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후견인으로 알려진 썬앤문그룹 문병욱 회장도 지난 정권에서 사세를 크게 확장해 특혜 의혹을 받아 왔다. 노 전 대통령의 부산상고 후배인 문 회장은 참여정부 출범 초기 TPC골프장 인수를 시작으로 남양주CC 등 모두 4개의 골프장을 운영하며 문어발 확장을 해왔다.  현재 6개의 호텔을 소유하고 있다. 여권에선 문 회장이 급성장한 배경에 대해 노 전 대통령과의 관계를 언급하는 이들이 많다. 양평 TPC골프장의 경우 2002년 인허가 단계부터 노 전 대통령이 개입한 사실(Weekly Chosun 2025호 보도)이 드러나 논란이 된 바 있다. 현재 한나라당에서는 "문병욱씨의 급성장을 가능하게 만든 자금의 출처가 규명돼야 한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또 다른 주요 사안들
교직원공제회 부실 투자도 배경 파헤치는 중
신성해운 로비 사건 역시 재수사 필요성 커져

검찰 수사가 종료된 신성해운 로비 사건에 대해서도 "검찰이 축소 수사를 했다"며 재수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있다. 이 사건은 초기 노 전 대통령의 측근인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이 개입한 정황이 드러나며 주목을 받았지만 정 전 비서관은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국세청 고위 간부와 검찰 인사들이 연루됐다는 의혹까지 제기됐지만 확실히 드러난 건 없다.

검찰이 수사 중인 한국교직원공제회 부실투자 의혹도 주목된다. 검찰은 2005년 교직원공제회가 경남 창원에서 추진하던 '실버타운' 공사비가 280억원에서 500억원대로 증가한 배경과 폐기물 업체인 '부산자원'에 550억원을 대출해준 배경 등을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노무현 정권에서 성장한 프라임개발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여 백종현 회장(구속)이 이주성 전 국세청장에게 대우건설 인수 청탁 로비를 한 사실을 밝혀냈다. 이 건도 노무현 정권 실세에 대한 추가 로비 사실이 드러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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