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환(86) 추기경이 "갈 때가 됐는데 왜 이렇게 남아 있을까"라고 말했다고 26일 중앙일보가 보도했다. 김 추기경은 또 천주교 성가인 '순교자 찬가'를 부르기도 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봉두완 (73·천주교 한민족돕기회) 회장 부부는 25일 오전 10시 서울 강남성모병원에 있는 김 추기경 병실을 방문했다. 김 추기경은 노환으로 지난 7월 초부터 입원 중이다. 김 추기경은 현재 배에다 관을 꽂고 있으며 입으로는 음식을 먹지 못한다. 배에 꽂은 관을 제외하면, 병원에서 제공하는 어떠한 기계적인 치료도 받지 않는다고 신문은 전했다.
김 추기경은 봉 회장에게 "나 이거 가야 할 텐데…", "갈 때가 됐는데. 왜 이렇게 남아 있을까"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추기경이 병실에서 올리는 기도 제목도 '하느님의 뜻을 따라'라고 한다.
김 추기경은 '순교자 찬가'의 "장하다 순교자 주님의 용사여/높으신 영광에 불타는 넋이여~" 부분을 불렀고, 힘에 겨운 듯 끝까지 부르진 못했다. 봉 회장 부부와 간병인, 비서 수녀가 나머지 소절을 받아서 불렀다고 신문은 전했다.
김 추기경은 요즘 왼쪽 귀가 들리지 않지만 매일 병실에서 미사를 드리고 있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봉 회장은 신문과 인터뷰에서 "미사를 드릴 때도 김 추기경은 자신을 위해 기도하지 않았다. 만인을 위해 기도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