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L 858기 폭파사건의 장본인 김현희가 지난 10월 이동복 북한민주화포럼 상임대표에게 편지를 보내 "지금 친북·좌파 세력들에 의해 인민재판을 당하고 있다"고 호소한 것으로 밝혀졌다.

25일 ‘조갑제닷컴’에 공개된 편지에서 김현희는 “좌파정권 10년 동안에 친북·좌파 세력들은 국가기관과 TV·방송매체들을 조직적으로 동원하여 나와 가족에게 ‘양심선언’을 강요하며 괴롭히고 있다. 신변의 위협을 느껴 결국 가족과 함께 집을 버리고 피신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김현희는 "지난 참여정부에서 발생한 KAL기 사건 관련 조작 음모와 과거사위들의 재조사 활동은 한마디로 '김현희와 안기부 죽이기' 공연이었다" 며 "그들에게는 북한의 범행을 폭로하고 안보강연까지 한 김현희와 안기부가 숙청의 대상으로 간주된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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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희는 "검찰과 사법부에 국정원의 해당 위법사실을 알렸지만 별 효과가 없었다. 나의 비극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국정원은 참회하며 조용히 살고 있는 나를 사건 발생 16년 만에 집에서 내쫓았다. 정말 인간적인 비애를 느낀다"고 밝혔다.
 
김현희는 "정말 내가 가짜이고 사건이 조작된 혐의가 있다면, 수사권을 가진 국정원은 나를 긴급 체포하고 재신문하여 '김현희는 북한 공작원이 아니었고 안기부 공작원이었다'라고 재수사 결과 발표를 해야만 했다. 그리고 사실이 그렇지 않다면 국정원은 이제라도 조작 음모를 중단하고 사과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나를 신변보호보다는 감시에 더 가까운 보안관리를 하고 있는 경찰당국도 조직윤리의 상실이 국정원과 다를 바가 없다”고 주장했다.

김현희는 KAL기 사건 진실을 다뤘다는 방송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불만을 털어놨다.

그는 "사건 16주기를 전후로 MBC는 'PD수첩' 프로그램에서, SBS는 '그것이 알고 싶다' 에서, KBS는 2부작 '일요 스페셜'에서 '김현희, 그는 누구인가', '16년간의 의혹과 진실' 등의 제목으로 나의 공작행적을 중심으로 취재해 방송했다" 며 "정말 한심하기 짝이 없는 방송3사 제작진들이다. 의문을 제기한 사항들은 이미 조사가 되어 언론에 보도되거나 국정원이 자료로 보관중인 것들이다. 그들은 마치 새롭게 발견한 엄청난 사실처럼 이제 와서 호들갑을 떨고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김현희는 최근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의 좌편향 논란에 대해서도 편지를 통해 입장을 밝혔다.

그는 "지난 정부에서 출간된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에 '1987년 대통령 선거 직전에 있었던 대한항공기 폭발사건은 남북한 정부 사이의 관계를 악화시키는 계기로 작용하였다'고 기술되어 있음을 알게 되었다"며 "여기에는 '북한에 의한 테러'라는 사실과 이 사건으로 북한이 미국으로부터 '테러지원국'으로 지정되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사실 등 국민들이 반드시 알아야 할 사실들이 생략되어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고교 역사교과서를 통해서도, 지난 정부가 친북성향의 역사의식을 가진 정부임을 여실히 드러냈다" 고 덧붙였다.

이동복 상임대표는 “편지를 읽는 분들이 김현희로 하여금 더 이상 이 나라의 좌파 세력으로부터 부당한 인권탄압을 당하지 않을뿐더러 정의(正義)를 회복시켜 줄 수 있게 하는 방안을 함께 마련하는 데 동참해 주도록 호소하기 위해 편지를 공개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