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1879~1910) 의사의 유묵으로 추정되는 붓글씨가 12월 16일 서울옥션 경매에 출품된다. "인무원려필유근우"(人無遠慮必有近憂·멀리 고민하지 않으면 가까운 시일에 근심이 생긴다)라는 글귀와 함께 왼손 약지 끝 마디가 잘린 손도장이 찍혀있다. 크기는 가로 39cm, 세로 149cm이다.

이 글씨는 당시 대련세관에 근무하던 일본인 세무관 우에무라 시게히로(上村重傳·1871~1943)가 지니고 있던 작품이며, 우에무라의 증손자가 지난 9월 직접 경매를 위탁했다고 서울옥션은 밝혔다.

안중근 전문가인 최서면 국제한국연구원장은 "안 의사는 처형 직전 두 달 동안 옥중에서 글씨를 써서 간수를 통해 여러 일본인 기관장들에게 보냈다"며 "우에무라라는 개인이 아니라, 일본 관리가 자국 지도자를 암살한 사람의 글씨를 보관한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했다.

지금까지 공개된 안 의사의 유묵은 40여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