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자동차 딜러인 장 폴(Paul·35)은 한 달에 2번 이상 공연이나 전시를 보러 다닌다. 지난달엔 바스티유 극장에서 오페라를 관람했고, 베르사유 궁의 제프 쿤스(Jeff Koons) 전시회도 보고 왔다. 이달 들어서는 공연·전시보다는 돈이 덜 드는 영화 관람을 2번 했다. 그가 매달 문화공연 관람비로 쓰는 돈은 약 200유로. 그는 "영업이 안 돼 수입이 줄고 있지만 문화비만큼은 줄이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금융위기로 인한 경기침체는 프랑스라고 예외가 아니다. 하지만 프랑스인들의 문화 소비는 오히려 더 활발해지고 있다고, 일간지 르 피가로가 17일 보도했다. 경제에 대한 근심을 잊기 위해 문화를 더 즐기자는 기류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여론조사기관인 오피니언웨이(OpinionWay)의 조사에서, 9월 금융위기 이후 파리에서는 오페라·전시회·가수 공연·테마파크 등 문화관련 업종이 이전보다 더 호황을 누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파리에서 공연 중인 오페라 '천국의 아이들' '교활한 작은 여우' 등은 티켓 판매율이 90%를 웃돌아 공연 기획자들을 즐겁게 만들고 있다. 또 파리 시내 영화관의 경우 금융위기가 시작된 9월 이후 관객 수가 작년보다 22%나 급증했다. 올 가을 대형 문화행사였던 베르사유 궁의 제프 쿤스 전시는 9월 이후 두 달 동안 관람객 20만명을 돌파했고, 그랑 팔레에서 있었던 피카소 특별전도 하루 평균 입장객 수가 5000명 이상을 기록했다.

가족들의 나들이 장소인 파리 디즈니랜드, 아스테릭스 공원 등의 테마 공원도 9월 이후 입장객이 급증했다. 디즈니랜드의 경우 10월 이후 기록적인 관람객 증가 덕에 종업원들에게 1인당 200유로의 특별 보너스까지 지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