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금융위기를 정확히 예견해 네티즌들 사이에 '인터넷 경제대통령'으로 불렸던 사이버 논객 '미네르바'가 잠적을 시사했다.

미네르바는 지난 13일 다음 토론 사이트 ‘아고라’에 ‘이제 마음 속에서 한국을 지운다’ 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국가가 침묵을 명령했으니 침묵해야지” 라며 한국 경제에 대한 글쓰기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에서 경제 예측을 하는 것도 불법사유라니 입 닥치고 사는 수밖에. ‘조국’과 ‘한민족’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애국심을 갖고 공동체 의식 속에 살아 온 것이 얼마나 가증스런 기만인지 깨닫는 계기가 됐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미네르바의 이 같은 반응은, 지난 3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미네르바로 인해 검증되지 않은 정보가 일방적으로 전달된다'는 한 의원의 지적에 김경한 법무부 장관이 수사 가능성을 언급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정보당국은 미네르바의 나이와 직업 등에 대해 이미 신원파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네르바의 글은 15일 오후 1시 현재 20만 건이 넘는 조회 수를 기록하는 등 인터넷 공간에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미네르바는 14일 다시 ‘침묵은 금이다’라는 글을 올려 “침묵은 금이다. 늙은이를 도와주려고도, 찾으려고도 하지 말아달라. 내가 자초한 일이고 내가 짊어질 십자가”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한 네티즌은 “정부 권력이 (무리한 수사로) 네티즌의 입과 눈을 탄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