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6일부터 24일까지 18대 국회 국정감사가 진행됐다. 이 기간 중 16개 상임위가 총 77개의 피감 기관을 대상으로 감사를 실시했다. 행정부의 잘잘못을 입법부가 견제하는 국정감사 제도는 삼권분립 정신을 실현하기 위한 국회 고유 권한 중 하나. 그러나 매번 무용론(無用論) 논란에 휩싸일 만큼 부실투성이라는 비판도 거세다.

정치에 관심이 지대한 37명의 대학생이 이번 국감의 모니터 요원으로 나섰다. 보수 성향 시민단체인 ‘바른사회시민회의’가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 모집한 ‘바른사회 대학생 의정 모니터단’이다. 9월 5일 발대식을 갖고 두 차례 교육을 거쳐 상임위별로 국감 현장에 투입된 이들은 적게는 한 차례에서 많게는 세 차례까지 모니터링에 참여했다. 일반인에겐 TV나 신문을 통해 제한적으로 공개되는 국정감사의 ‘속살’을 들여다본 이들의 소회는 어떨까.

지난 11월 11일 오후, 모니터에 참여한 4명의 대학생을 한자리에 모았다. 김도현(27·가톨릭대 미국학과 4년), 황인재(23·고려대 행정학과 3년), 주재훈(23·중앙대 정치외교학과 3년), 이은혜(21·국민대 경영학과 4년) 등 참석자들은 국정감사와 국회의원, 그리고 한국정치를 매섭게 비판했다.

(왼쪽부터) 김도현, 주재훈, 황인재, 이은혜씨

"전공 공부""정치인 좀 보려고" "경험 쌓으려" 참가
기사 스크랩·작년 회의록 검토 등 ‘철저 준비’ 후 투입

 사회/ 대학생의정모니터단엔 어떻게 참여하게 됐나요.


 김도현/ 미국학과 국제관계학을 복수전공하고 있어요. 지난해 1년 예정으로 미국 어학연수를 떠났는데 운 좋게 주미한국대사관에서 인턴으로 근무할 기회를 얻었죠. 연수에서 돌아와 복학 이후를 고민하던 중 학부에서 개설한 인터넷 게시판에서 모니터단 모집 공고를 봤어요. 국제정치 전공자로서 국정감사 현장을 통해 국내 정치의 현주소를 돌아볼 수 있겠다 싶은 마음에 지원했습니다.


황인재/ 유명인을 만나는 게 너무 좋아요. 지난 총선 때도 한나라당 홍정욱 당시 후보를 가까이에서 보고 싶어 선거캠프에 들어가 봉사활동을 했죠. 한나라당 나경원 의원이나 고승덕 의원은 강연회 등 외부행사가 있을 때마다 찾아가서 사인을 받을 만큼 팬이고요. 외부에서 보던 국회의원이 실제 원내에선 어떻게 행동하는지 궁금했는데 이번처럼 좋은 기회가 없다고 생각했어요.


 이은혜/ 우연찮은 기회에 바른사회시민회의가 운영하는 대학생 아카데미 과정을 수료하게 됐어요. 자연스럽게 대학생 국정감사 모니터요원을 뽑는다는 소식을 들었죠. 솔직히 정치엔 전혀 관심이 없었지만 많은 걸 배울 수 있는 기회다 싶어 합류하게 됐습니다.


사회/ 각자 관심 있는 상임위를 정해 모니터링에 참여했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감사에 참여했고 준비과정은 어땠는지 궁금하네요.


주재훈/ 외교통상위를 1지망으로 써냈는데 떨어지고 2지망이었던 국방위 감사에 참여했어요. 기본적으론 같은 상임위 모니터링 요원끼리 조를 짜 신문기사를 스크랩하고 주요 현안을 추려내 보고서를 작성했죠. 전년도 국감 회의록도 훑어봤고요. 관심 있는 의원이 발제할 땐 논문을 찾아보기도 했습니다.


이은혜/ 지식경제위 감사를 지원해 참관했습니다. 전공이 경영학이다 보니 지식경제위 쪽에서 관심 분야의 이슈들이 많이 제기되는 것 같았거든요. 주로 해당 의원 홈페이지에 접속해 정보를 얻었지만 여의치 않은 경우엔 관련 기사를 일일이 검색하고 피감기관 홈페이지에서 필요한 자료를 찾아보기도 했어요.


김도현/ 저도 외교통상위를 1지망으로 써냈다가 떨어지고 2지망으로 국방위 감사를 모니터링하게 됐어요. 국방위의 경우 아무래도 통일안보 관련 이슈가 자주 나오다 보니 그와 관련된 온·오프라인 국제정치 뉴스를 꼼꼼히 보게 되더라고요. 영문 사이트도 검색했고요.

대통령에게 호칭 생략한 야당 의원 너무 심해
끝까지 자리 지키는 의원이 단연 돋보여

사회/ 감사 기간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의원이나 장면이 있었다면요.

김도현/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이요! 방위사업청이 피감기관인 날이었는데 감사 시작 후 한 시간이나 늦게 출석한 홍 의원이 질의 시작 전 양치규 청장에게 "얼마 전 종영한 드라마 '로비스트' 봤냐"고 물었어요. 양 청장이 "못 봤다"고 하니 "방위사업청장이 그런 것도 안 봤냐"고 말해 좌중이 웃음바다가 됐어요. 그날 무기거래 로비스트 조풍언씨 관련 내용이 질의에 포함됐거든요.


황인재/ 이번 국감을 모니터링하면서 제일 실망했던 사람이 민주당 이종걸 의원이었어요.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욕설 파문'의 원인을 제공한 당사자죠. 현장에서 본 이 의원은 정말 무례했어요. 한 나라의 대통령을 부를 때 호칭을 생략하는 건 기본이고 '떼놈'이니 '졸개'니 하는 상스러운 표현을 함부로 쓰더라고요. 상임위원장에게 발언 시간 연장을 요청하면서도 반말을 남발했어요. '국감장은 예의란 게 아예 실종된 곳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죠.


이은혜/어느 의원 할 것 없이 피감기관 출석자에게 퍼붓듯 질문하곤 막상 답변시간은 찔끔 주는 풍경이 반복됐어요. 제대로 된 감사를 하겠다는 건지, 피감기관을 향해 일방적 공격을 하겠다는 건지 알 수 없을 정도였죠. 다만 의원별로 조금씩 차이는 있었어요. 한나라당 김태환 의원은 감사 내내 상대 측 발언은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는 데 급급했지만 같은 당 홍장표 의원은 상대 발언에도 귀를 기울이는 모습을 보여줘 대조적이었습니다.


김도현/ 자신의 발언 여부와 관계없이 국감장을 성실하게 지키는 의원은 저희가 보기에도 단연 돋보였어요. 한나라당 김장수 의원이 대표적이죠. 국방부장관 시절 '꼿꼿장수'라는 별명으로 언론에 오르내릴 때만 해도 그저 '그런가 보다' 했는데 거의 자리를 비우지 않고 감사에 참여하는 김 의원 모습을 보곤 '아, 저래서 다들 칭송하는구나. 진짜 군인이구나!'라고 생각했어요.


사회/ 일반인에게 '국감' 하면 TV나 신문에서 다뤄지는 단편적 풍경만 떠오릅니다. 언론에 비쳐지는 국감과 현장에서 관찰한 국감은 어떻게 다르던가요.


황인재/ 제가 참관한 감사 현장에서 최근 문제가 된 '유인촌 장관 욕설 파문' 사태가 벌어졌어요. 현장에 있었으니 이후 언론보도를 좀 더 비판적으로 접할 수 있게 됐죠. 뉴스를 틀면 유 장관 욕설 장면만 딱 잘라 반복해서 보여줘요. 그렇지만 전후 맥락을 살피면 누구라도 그 상황을 아무렇지 않게 넘기긴 힘들어요. 물론 장관은 공인이니까 때론 자기 감정을 절제할 줄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도 제가 판단하기론 이번 사태 관련 언론 보도는 편향적이었어요.


주재훈/ 국감은 쇼나 연극이 아니에요. 굉장히 중요한 사안에 관한 굉장히 진지한 논박이 오가는 자리죠. 그런데 방송이 국감을 다룰 땐 지나치게 '재미'와 '자극'에 치중하는 것 같아요.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도 대부분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발언, 이목을 끌 만한 초선의원의 발언 같은 것뿐이에요. 의원들 사이에서도 "건전한 정책 비판은 보도해주지도 않는다. 국회의원 할 맛 안 난다"는 분위기가 팽배해 있다고 하더라고요.


주재훈/ 국감 당일 오전이면 기자실에 보도자료가 배포됩니다. 기자, 특히 통신사 기자들은 그걸 보고 괜찮다 싶은 아이템을 고른 후 그 자리에서 기사를 작성해 배포하죠. 보도자료만 보면 완벽해요. 국감 현장에서 건전한 토론을 통해 그럴 듯한 대안까지 제시된 것 같죠. 그런데 실제론 전혀 아니거든요. 국회의원은 자기 하고 싶은 말 다 쏟아내고 피감기관 출석자에겐 "답변은 서면으로 제출하라"며 일방적으로 끝내버리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이런 사정을 모른 채 언론보도만 접하는 독자들은 국감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다고 생각하기 쉽죠.

전문성 없이 벼락공부… 정책은 없고 정쟁만 난무
기관장 줄줄이 대기… 효율적 감사하려면 실무자 나와야

사회/ 이번 국감 후에도 여지없이 '국감무용론'이 제기됐습니다. 평소 국감무용론에 대해 어떻게 생각했는지, 모니터링 전과 후 그 생각에 변화가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김도현/ 제가 참관한 국방위 국감에서 가장 뜨거웠던 이슈가 '방독면 발암물질 논란'이었어요. 이 문제와 관련, 한나라당 김옥이 의원은 양치규 방위사업청장을 초지일관 몰아쳤고요. 한 기관의 최고 장이 모든 하부 부서 일을 일일이 파악해 답변한다는 건 불가능에 가깝지 않나요? 전 국감은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지금처럼 무조건 피감기관장이 답변자로 나서야 한다는 주장엔 반대해요. 그 저변엔 '국회의원이 높은 사람이니 그에 걸맞은 상대가 답변해야 한다'는 심리가 깔려 있는 것 아닐까요? 보다 효율적인 감사가 이뤄지려면 해당 분야를 제일 잘 아는 실무자에게 좀 더 많은 발언기회가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황인재/ 국감무용론 얘기가 나오는 현실 자체가 어불성설이에요. 우리나라 헌법은 삼권분립에 기초해 만들어졌고 입법부는 행정부를 견제하기 위해 존재하는 거잖아요. 다만 현행 국감 시스템은 상당 부분 손질이 불가피하다는 생각이에요. 제가 참관한 문광위 감사만 해도 피감기관석에 장관과 2명의 차관을 비롯해 예술의전당 사장 등 내로라하는 기관장이 몇 시간씩 앉아 있었죠. 그런데 그들 중 몇몇을 제외하곤 발언기회조차 얻지 못한 채 대기해야 했어요. '국민 세금으로 월급 받는 사람들인데 여기서 하릴없이 뭐하고 있나' 싶더라고요. 섣불리 무용론을 제기하기보다는 당초 의도를 십분 살릴 수 있는 방법으로 재편하는 게 더 현명한 대응 아닐까요?


주재훈/국감무용론이 어제 오늘 나온 얘기인가요, 뭐. 제가 정말 궁금한 건 '그렇게 국감제도에 문제가 많다면 법을 뜯어고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국회의원 스스로가 왜 나서지 않는가' 하는 점이에요. 한창 감사가 진행될 땐 '바꿔야 한다' '없애야 한다' 목소리를 높이지만 막상 끝나고 나면 자기 업적 포장하는 데 급급하잖아요. 제가 볼 때 국감무용론은 국회의원들이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두르는 일종의 장막 같아요.
사회/ 현행 국감 제도를 계속 끌고가야 한다면 제일 먼저 시정해야 할 부분은 뭘까요.


주재훈/ 일단 주어진 시간에 비해 감사를 받아야 하는 기관이 너무 많아요. 이번 감사만 해도 18일간 500개에 이르는 피감기관이 참여했으니까요. 하루 평균 24개나 되는 기관을 전부 살펴야 하니 어떻게 날치기 감사가 안 되겠어요.
이은혜/ 국감에 참여하는 국회의원도 자신이 지원한 상임위별로 전문성을 갖춰야죠. 현재는 몇몇 인기 있는 분야에 의원들이 편중되고 이를 조정하는 과정에서 원치 않는 상임위로 배정되는 경우도 있잖아요. 그러다 보니 전문성을 확보하지 못한 채 '벼락공부'로 감사에 나서게 되고요. 국민을 대표해 감사에 참여하는 만큼 책임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황인재/ 일부에선 국감 일정이 빠듯하다고들 하지만 제 생각은 좀 달라요. 시간은 충분한데 엉뚱한 데 허비하며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데 문제가 있는 거죠. 현행 국감은 걸핏하면 정치적 논쟁의 장으로 그 성격이 변질되곤 합니다. 본질에서 벗어난 정쟁으로 시간을 허비하고 밤늦도록 감사가 이어진다고 해서 열심히 일했다고 할 수 있나요? 정치 얘긴 다른 데서 하고 감사장에선 감사 관련 얘기만 했으면 좋겠어요.

선거 때만 머리 조아리는 의원들… 제발 초심 지켰으면
의원들에 당하는 기관장들 보니 공무원 하고 싶지 않아

사회/ 이번 국감에서 만난 국회의원에게 꼭 해주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요.

김도현/ 사소한 문제일 수도 있는데 국감 중 자리를 좀 지켜줬으면 좋겠어요. 제가 참관한 국감에서 민주당 문희상 의원 같은 분은 5분, 10분도 채 자리에 앉아 있지 않더라고요. 이번 국감이 사상 최초로 출석률 100%를 기록했다는 보도를 접하곤 실소를 터뜨렸어요. 1분이라도 와 있기만 하면 무조건 출석 처리를 한다더군요. 현실은 너무 달라요. 이번에도 모니터링 보고서 중 의원 출결 현황을 기록하는 칸이 있었는데 하도 나타나지 않아 '결석' 처리한 의원도 적지 않았어요.


이은혜/ 국감도 기본적으로 사람과 사람 간에 오가는 대화이고 국가정책의 잘잘못을 가리는 신성한 자리잖아요. 무엇보다 서로간에 최소한의 예의는 지켜야 한다고 생각해요. 한정된 시간에 질문하고 답변하는 과정은 물론 스트레스겠지만 상대를 압박하거나 무시하는 행동은 눈살을 찌푸리게 하더라고요. 쓸데없는 감정싸움으로 치우치지 않으려면 기본에 충실한 게 우선 아닐까요?

주재훈/ 이번 감사기간 중 지방병무청 시찰에 합류할 기회가 있었어요. 가까이서 본 국회의원은 참 오만한 사람들이었어요. 임금 행차하듯 보좌관이 길을 터줘야 발걸음을 떼고 자신보다 앞서 가는 일행이 있으면 '내가 안 갔는데 어디…' 하는 식으로 불쾌해 하는 의원도 많았어요. 속으로 생각했죠. '당신들의 국감은 끝났지만 국민들의 국감은 계속되고 있으니 두고 보자'고요.


 사회/국정감사를 통해 우리나라 정치의 단면을 경험한 셈인데요. 대학생의 눈으로 바라본 '대한민국 정치의 과제'를 한 가지만 꼽으라면 뭘 얘기하고 싶나요.


 김도현/ 흔히 노무현 전 대통령을 가리켜 '권위적이지 않은 대통령'이라고 하잖아요. 그 말 속엔 '권위=부정적인 것'이란 생각이 들어있죠. 전 그게 잘못됐다고 봐요. 대통령은 국민을 대표하는 사람이에요. 우리가 권위를 부여해줘야 국내외에서 우리나라를 대변해 올바른 정치, 올바른 외교를 펼칠 수 있습니다. 이종걸 의원의 '졸개' 발언에서도 느꼈지만 우리 정치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려면 정치인에 대한 진정한 권위부터 세워져야 하지 않나 생각했어요.


 주재훈/'국회 앞마당엔 귤나무를 심어도 탱자가 열린다'는 말이 있대요. 결국 우수한 인재도 고만고만한 싸움꾼으로 만드는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뜻 아닐까요? 시간이 걸리겠지만 국감을 비롯한 모든 정치 시스템에 대한 재정비에서부터 문제를 다시 봐야 할 것 같아요.


 황인재/ 시스템도 문제지만 그 속에 함몰되는 사람도 문제죠. 지난 총선 때 "(국민의) 머슴이 되겠다"는 말이 히트 쳤잖아요. 그런데 불과 몇 개월 새 국회의원들에게서 머슴을 연상하긴 쉽지 않아요. 국감장에서 지켜본 의원들 역시 일반인이 범접하기 어려운 VIP 중의 VIP였죠. 초심을 잃지 않는 정치인의 모습이 아쉬워요.


 사회/ 여러분은 예외겠지만 대부분의 젊은이가 정치에 무관심한 게 현실입니다. 그들에게 해주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요.


 김도현/ 오늘 강의 시간에 교수님이 그러시더라고요. 이번 미국 대선에서 오바마가 당선된 데는 젊은 유권자의 참여가 큰 역할을 했다고요. 미래사회를 이끌어갈 주체는 젊은이인데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선거는 투표율이 높은 중장년층의 뜻대로 움직이는 경우가 많아요. 당장 먹고사는 일도 중요하지만 세상을 보다 바람직하게 이끌고 변화시키는 데 선거만큼 강력한 제도가 없다고 생각해요. 다른 건 제쳐두고라도 투표만은 열심히 했으면 좋겠어요.


이은혜/ 이번 국감을 모니터링하면서 '여기가 올림픽경기장처럼 공개된 장소이고 전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자리였어도 국회의원들이 저렇게 쉽게 말할 수 있을까' 하는 순간이 여러 번 있었어요. 뭐니뭐니해도 정치인에게 제일 무서운 건 국민의 눈이죠. 그 권한이 우리에게 주어진 거고요. 그걸 안다면 더 이상 정치에 무관심할 수 없을 거예요.


 주재훈/ 정치외교학을 전공하다 보니 술자리에서도 학과 친구들과 정치 얘길 많이 하는 편이에요. 하지만 멤버가 달라지면 핀잔 듣기 일쑤죠. "분위기 깨지 마라" "뭐 잘못 먹었냐" 하고요. 과자 하나 사면서도 멜라민이 들었는지 아닌지 꼼꼼히 따지면서 몇 년씩 나라를 이끌 정치인을 함부로 고르거나 선택을 포기하는 건 정말 큰 문제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틈만 나면 얘기하고 다닙니다. "제발 투표 좀 해라. 투표만이 살 길이다!" (웃음)


 황인재/ 절 비롯한 행정학과 학생들의 꿈은 대부분 행정고시를 치르고 고급공무원이 되는 거예요. 그런데 이번 국감을 보며 생각이 많았어요. '힘들게 공부해 저 자리까지 올라가서 초선의원에게 저렇게 당하고만 있나' 싶더라고요.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 공부할 만한 가치가 있는 직업일까 하는 생각도 들었죠.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나중에 정부 관련 부처나 국회에서 일할 생각이 있는 사람이라면 정말 열심히 정치를 지켜볼 필요가 있어요. 무슨 일이든 '아는 만큼 보이는 법'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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