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정부는 지난 3일 동유럽 대출이 부실화돼 자금난에 빠진 자국 은행을 단돈 2유로(3400원)에 인수하는 방식으로 국유화했다. 2유로에 팔린 은행은 오스트리아 국내 8위(자산규모 기준)인 코뮤날크레디트(Kommunalkredit Austria). 1958년에 설립된 이 은행은 원래 지방정부를 대상으로 각종 사업자금을 빌려주는 업무를 전문으로 한 은행이었는데, 최근 몇 년 동안 동유럽 대출 비중을 늘린 것이 화근이 됐다. 이 은행은 현재 전체 직원 1100명 중 800명이 동유럽 지사에 근무할 정도로 동유럽 영업비중이 크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로 동유럽 지방정부와 기업을 대상으로 한 대출이 대거 부실화되면서 심각한 자금난에 빠졌다. 대주주인 폭스방크(금융지주회사)와 덱시아(벨기에 은행)는 예금지급이 불가능할 정도로 자금사정이 악화되자, 지난주 오스트리아 정부에 국유화를 긴급 요청했다. 오스트리아 정부는 이 은행의 대출 자산 등을 인수하는 대가로 지분 99.78%를 단돈 2유로에 매입했다. 오스트리아에선 금융위기 이후 첫 국유화 케이스이다.

오스트리아 정부는 현재 1000억 유로(약 17조원) 규모의 은행 구제금융 계획을 채택해 추진 중인데 750억 유로는 은행 간 대출 보장, 150억 유로는 부실은행 자본금 확충, 100 억 유로는 예금지급 보증 용도로 쓰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