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등의 단속과 불황 등으로 자금줄이 막힌 조직폭력배들의 생활이 바닥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 23일 2002년 병 보석 출소를 목적으로 스스로 에이즈에 감염됐던 엽기적 사건의 주인공인 폭력조직 유태파 부두목 김모(45)씨가 전북대학병원에서 숨졌다.

김씨는 살인죄로 무기징역 형을 받고 전주교도소에 수감하던 중 함께 있던 에이즈 환자의 정액과 혈액을 각각 받아 마시거나 몸에 투여해 고의로 에이즈에 감염되는 엽기적 행각을 벌였던 인물이다.

하지만 김씨의 장례식이 치러진 부산 용호동의 한 병원 장례식장은 거의 텅 비어 있었다. 김씨의 가족측은 많은 조문객이 올 것으로 예상, 제법 큰 분향소를 잡았지만 조문객은 그다지 많지 않았고, 대형 조화도 5~6개밖에 되지 않았다고 경찰은 전했다.

현장에 있었던 경찰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폭력조직의 중간간부는 화환이 50~60개, 부두목 급이면 화환이 100개 이상 되는데 최근 폭력 조직들이 화환을 보내기도 쉽지 않을 정도로 돈줄이 말라 있는 상황을 극단적으로 보여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자금 상황이 나쁘고, 경기가 어려워 대형 이권에 개입할 소지가 적어진 조직폭력배들의 돈벌이도 치졸해지고 있다.

부산지역 최대 폭력조직인 칠성파의 실질적인 두목인 강모(44)씨는 부산 충무동에 여관을 차려놓고 성매매를 알선하는 일에 손을 대 3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최근 붙잡혀 구속됐다. 폭력배들은 가짜 진갑 잔치를 열어 축의금을 챙기거나 돌잔치를 빙자해 휴대폰 문자 메시지로 축의금을 강요하는 일까지 저지르고 있다.

부산경찰청 이흥우 광역수사대장은 "조폭들이 출동할 때마다 조직에서 출동비를 챙겨주는데 최근 출동비가 대폭 줄고, 심지어는 주지 않는 경우도 있다"면서 "한 폭력조직의 조직원은 출동비를 못 받고 출동하기가 싫어서 전남에 있는 잉어 양어장에 취직해 숨어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조직 자금이나 생활비 마련을 위해 낮에는 중고차 딜러나 경호경비업체 경비원 등 일반 월급쟁이로 일하고 밤에는 폭력배 행세를 하다가 붙잡힌 경우도 있다.

전국 검찰과 경찰은 지난 5~8월 사행성 게임장과 인터넷 도박사이트, 유흥업소 등에 대한 특별 단속을 실시, 500억원 상당을 몰수·징수·환수 조치했다. 지난해 전체 환수 실적 540억원과 맞먹는다. 단속 강화와 경기 침체가 계속되는 한 조직폭력배의 활동은 갈수록 위축될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