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고 있을 때, 저는 아늑함을 느낍니다. 거기가 바로 집이고 고향이기 때문입니다. 저에게 '문학'이 있다는 걸 알려주신, 세상의 모든 작가들께 감사드립니다."

2008 동인문학상 수상작 《풍선을 샀어》의 소설가 조경란씨가 3일 오후 5시30분 조선일보 편집동 7층 TV 스튜디오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수상소감을 통해 "저는 오랫동안 독자로서 문학에 감탄해왔습니다"라며 문학을 예찬했다. 조씨는 여고 졸업 후 5년 동안 진학도 취업도 하지 않은 채 서울 봉천동 자택의 옥탑방에서 홀로 책만 읽다가 26살에 서울예대 문예창작과에 입학해 본격적인 창작 수업을 시작했다. 조씨는 1996년 등단 이후 12년 동안 소설집 《풍선을 샀어》등 11권의 책을 봉천동에서 써냈고, 현재도 그곳에 산다.

2008 동인문학상 수상자 조경란씨가 기념 조각과 꽃다발을 들고 포즈를 취하 고 있다. 오종찬 기자 ojc1979@chosun.com

"올해 저는 드디어 사십 세가 됩니다. 그 시간을 놓고 본다면 '글쓰기'보다는 '책 읽기'에 더 오랜 시간을 보낸 것이 사실"이라고 한 조씨는 "책을 읽는 사람은, 책을 통해서 자기 자신을 이해할 수 있다고 하지요. 문학은 저에게 그런 것들을 가르쳐줍니다"라고 말했다.

평소 '시인을 꿈꿨던 목수의 딸'임을 자랑스러워했던 조씨는 "저를 위해 기도해주시는 어머니, 노동의 신성함을 알려주신 아버지께도 감사드립니다"라고 말했다.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은 이날 인사말을 통해 "원래 시인을 지망했던 조경란씨의 부친은 삼십여 년 전 손수 집을 지으면서 우리 딸들 중에 누군가가 이 집에서 글 쓰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고 희망했습니다"라며, "오늘 그분의 맏딸 조경란씨가 아버지의 꿈에 부응한 노력으로 큰 상을 받게 됐습니다"라고 축하했다.

수상자 조씨는 고료 5000만원과 조각가 최수양씨가 만든 책 형태의 기념조각품을 받았다.

후배 소설가 이신조씨는 축사를 통해 "왠지 제대로 된 대가를 치르지 않고 작가가 되었다는 자격지심에 오랫동안 시달렸던 저로서는, 스물여섯이 될 때까지 어두운 방에 틀어박혀 책만 읽었다는 소설가 조경란의 남다른 이력이 너무나 떳떳하고 문학적인 것이라 생각되었고, 무척이나 부럽게 느껴졌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씨는 수상자의 철저한 체력 관리에 감탄하기도 했다. "한밤중에 요가를 꼭 한 시간씩 하지만 지난 여름 열대야에는 너무 더워 훌라후프를 한 시간 돌렸다는 조경란 선배의 말에, 헬스클럽 3개월 수강증을 야심차게 끊어놓고 흐지부지하는 것을 밥 먹듯 하는 저로서는 작가의 자기 관리란 무엇인가 심각하게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동인문학상 시상식에 참석하신 분들 

▶심사위원회: 유종호 김화영 이문열 정과리 신경숙 ▶유족대표: 김광명 ▶소설가: 김승옥 정소성 조성기 박상우 은희경 성석제 유광수 백영옥 이지민 백가흠 서유미 ▶시인: 김종철 김정환 강태형 이문재 박상순 장석남 최정례 정우영 곽효환 송승환 김근 신용목 ▶문학평론가: 홍정선 임우기 이경호 박철화 박혜경 하응백 류보선 정홍수 김미현 장은수 김용희 강유정 ▶출판인: 김경희 박종만 최선호 양숙진 박광성 김수영 정은숙 박상준 염현숙 김이금 이근혜 김성은 조연주 원미선 이진숙 (모두 200여 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