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 니클라우스가 3일 인천 송도에 건설중인 골프 코스 디자인을 놓고 스태프들과 협의하고 있다.

"165야드 거리 파 3홀이라면 난이도를 더 높여야 돼. 그린 경사도와 벙커의 위치를 조절해 정확성을 갖춘 골퍼들만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합시다."

3일 인천 송도 국제업무단지 내 '잭 니클라우스 골프클럽 코리아'(18홀·7300야드) 건설 현장. 92만㎡의 벌판에 티 박스와 그린 등의 위치를 나타내는 54개의 붉은색, 초록색, 노란색 깃발이 강한 바람에 찢어질 듯 펄럭이고 있었다. 현역 시절 최고의 골퍼였고, 지금은 코스 디자이너로 세계적 명성을 갖춘 잭 니클라우스(Jack Nicklaus·68)가 메모지에 다양한 홀의 형태를 그려가며 스태프들과 논의를 거듭하고 있었다. 내년 8월 1차 개장을 목표로 송도에 건설 중인 이 골프장은 니클라우스가 전세계 25 개 골프장에만 자신의 이름을 사용하기로 하고 직접 설계한 골프장 가운데 하나다.

니클라우스에게 너무 어렵게 만들면 일반 골퍼들이 부담스러워하지 않겠느냐고 물었다. 그는 "평이한 골프장에서 친 골퍼들은 라운드를 마친 뒤, '아주 좋았어, 이 골프장은 이제 됐고, 내일은 어느 골프장으로 가서 칠까'라고 말한다"며 웃었다. 좋은 골프장이란 "참 재미있는 골프장이네, 내일은 다른 방법으로 다시 도전해 봐야겠어"라는 생각이 들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니클라우스는 전성기 시절이던 1969년부터 골프 코스 디자이너로서 '부업'을 시작했다. "처음엔 제 샷의 탄도처럼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휘어지는 홀들을 반복해서 만들었어요."

하지만 승부 근성이 강한 그는 골프 코스 건설에서도 곧 세계 정상급 대열에 올랐다. '아름답고' '전략적이고' '창조적인' 디자인을 모토로 내건 니클라우스가 지금까지 설계한 코스는 32개국 269곳. 이 가운데 87개 코스에서 프로대회가 열렸다. 미국 골프 전문지 '골프 인크(Golf Inc.)'는 니클라우스를 5년 연속 가장 영향력 있는 골프계 인물로 꼽았다.

그가 꼽는 최고의 골프장은 어디일까. "한번 라운드하고 싶은 곳이라면 아름다운 페블비치죠. 경기를 하고 싶은 곳은 분위기와 전통이 있는 오거스타 내셔널과 세인트앤드루스고요. 가장 독창적인 곳은 나무로만 독특한 풍광을 만들어낸 파인허스트 2번 코스를, 가장 어려운 코스로는 스코틀랜드의 커누스티를 꼽겠습니다."

니클라우스에게 주말 골퍼들을 위한 팁을 부탁했다. 그는 "당연한 말이지만 자기 수준에 맞는 골프를 하는 게 중요하다"며 "코스를 만들 때 보기 플레이어가 보기를 목표로 치면 파를 할 수도 있지만, 파를 노리면 더블보기를 하도록 만든다"고 말했다.

3일 오전 7시 자신의 전용기로 인천에 도착한 니클라우스는 4일 오전 7시 중국 베이징에 건설 중인 골프 코스 자문을 위해 떠난다. 그는 지난해 550시간을 비행기에서 보냈다.

잭 니클라우스(68)

▲1940년 미국 오하이오주 출생.

▲1961년 프로 데뷔 후 미 PGA투어 통산 73승. 메이저 대회 18승은 역대 최다 기록.

▲1969년 이후 전 세계 32개국에 269개 골프 코스 디자인.

▲골프 교본서의 고전으로 통하는 '골프 나의 인생(Golf My Way)' 등 저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