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대한 식민 지배 등 과거 아시아 침략을 정당화하는 논문을 썼다가 해임된 다모가미 도시오(田母神俊雄·사진) 전 자위대 항공막료장 사건이 일본 내에서도 큰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야당은 정치문제화할 태세고 여당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언론도 사설 등을 통해 다모가미를 맹비난하고 있다.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민주당 간사장은 1일 "용서할 수 없는 일"이라면서 해임으로 끝낼 일이 아니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인도양 상에서 해상자위대의 급유지원 활동 시효 연장을 위한 법 개정안 심의과정에서 자위대의 문제점을 철저히 파헤치겠다는 입장을 정했다. 사민당은 다모가미를 국회에 참고인 자격으로 부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자민당과 연립정권을 꾸리고 있는 공명당의 야마구치 나쓰오(山口那津男) 정조회장도 TV 프로그램에 나가 "이런 사람을 자위대의 톱 자리에 앉힌 것 자체가 문제"라고 말했다. 자민당 내에서도 급유지원 연장안 처리가 발등의 불이 된 상황에서 심의 지연의 빌미를 줬다면서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외무성도 1일 성명을 통해 "역사의 진실을 얼버무리는 것으로,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했다.

요미우리(讀賣)신문은 2일자 사설에서 "지극히 경솔한 행위" "조잡한 내용이고… 자질 자체에 의문"이라는 등 다모가미를 맹비난했다. 요미우리는 집단자위권의 행사를 허용하지 않는 정부의 헌법 해석을 정면에서 부정한 논문 내용의 위험성도 지적했다. 아사히(朝日)신문도 '소름 끼치는 자위대의 폭주'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이런 뒤틀린 생각의 소유자가 하필이면 자위대 조직의 톱 자리에 앉아 있었다니 놀라서 질리고 간담이 서늘해지는 사건"이라고 했다.

일본 사회의 이런 반응은 논문 내용 자체가 너무 터무니없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한·일, 일·중 관계에 끼칠 악영향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다모가미의 논문 내용은 1990년대 중반 이후 강해지고 있는 일본의 우경화 흐름을 감안할 때 크게 '튀는' 내용도 아니다. 이런 류의 발언은 일본 정치인들의 '망언의 역사'에서 수도 없이 많았다. 그러나 다모가미가 선출직 정치인이 아니라 현직 자위대 최고위 인사이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측면이 크다.

극우파를 대변하는 신문이라 할 수 있는 산케이(産經)신문이 2일 사설에서 한국·중국과의 관계도 중요하지만 개인의 주장을 막을 수 없다고 주장한 것도, 이런 우익 진영의 정서를 반영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