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TV에서 알파맘과 베타맘을 주제로 한 프로그램이 방영돼 학부모들의 큰 관심을 모았다. 알파맘이란 자신이 가진 정보력을 총동원해 아이를 관리하는 '매니저형 엄마'를 말하고, 베타맘들은 아이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아이를 믿고 기다려주는 '서포터형 엄마'를 말한단다. TV에서는 알파맘과 베타맘을 극명하게 대립시키면서 보여줘 재미를 더했는데, 그것을 본 한 엄마는 이렇게 말했다.
"TV 본 다음날 키즈카페에 갔다가 학원 정보를 나누고 있는 알파맘 무리를 만났어요. 저도 나름대로 소신 있는 베타맘이라고 자부했는데, 그 순간 확 불안해지더라고요." 결국 그 엄마도 아직 소신 있는 베타맘보다는 '사실 알파맘이 되고 싶었던 평범맘'에 가까웠나 보다.
알파맘과 베타맘, 누가 낫고 누가 못하다고 판단할 수는 없다. 양쪽 다 강한 교육적 소신을 가지고 스스로 실천하는 엄마들인데, 그 소신 중 어떤 것이 더 낫다고 누가 감히 이야기할 수 있겠는가. 오히려 그러한 소신조차 없이, 이웃들의 이야기에 따라 학원 정보지에 따라 이리저리 휘둘리는 엄마들이 문제일 터.
"우리가 감기약 하나를 먹더라도 이 약도 먹어보고 저 약도 먹어보면서 자가 테스트를 하지는 않잖아요. 그런데 그 소중한 아이를 키우면서 이것도 시켜보고 저것도 시켜보고 그러다 아닌 것 같으면 금세 집어 치우고 또 다른 걸 알아보고…. 이런 식으로 교육하는 엄마들은 정말 문제지요." 한국 메사 정미숙 소장의 말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자신을 알파맘이라고 오해하는 엄마들 중에서도 이런 부류의 엄마들이 꽤 있다. 자신은 소중한 정보를 모아서 아이를 매니지먼트한다고 하지만, 그 정보라는 것이 때로는 '아는 게 독'인 경우도 많다. 이 학원이 뜬다더라, 저 선생님이 최고라더라 하는 정보들, 따지고 보면 나와 다름없는 이웃 학부모 중의 한 사람 입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그런 정보들이 과연 내 아이를 맡길 만큼 신뢰도가 있고 충분히 검증된 것일까. 별로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오히려 학부모들의 얄팍한 경쟁의식에 의해 정보의 가치가 부풀려지는 경우가 더 많다. 그러한 정보에 휘둘리다 보면, 결국 피해를 보는 건 우리 아이들이다.
또 하나 걱정이 되는 것은 '알파맘 대(對) 베타맘'이라는 구도 자체가, 정작 피교육자인 우리 아이들의 입장은 철저히 배제한 채 이슈화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점이다. 엄마가 매니저가 될지, 서포터가 될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아이의 특성에 따라 매니저가 필요한 아이, 서포터가 필요한 아이가 따로 있는 게 아닐까. 즉, 내 아이를 먼저 파악하고 그 아이가 필요로 하는 엄마의 역할을 수행하는 게 순서상 맞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