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소설가는 "자전거 타기는 두 발이 자연과 교감하는 일"이라 했다. 자연을 온몸으로 만끽하는 데 자전거처럼 좋은 도구가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주위에 펼쳐지는 비경을 맛볼 수 있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다. 이런 자전거 타기의 백미를 순천 시민들은 손쉽게 접하고 있다. 순천시내를 관통하는 동천을 따라 놓인 자전거 도로로 세계 5대 연안습지 '순천만'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순천 조례동 석호아파트에 사는 김은진(31)씨는 요즘 가을 바람을 가르는 자전거 타기에 푹 빠져 있다. 주말이면 모든 스케줄을 뒤로 한 채 자전거에 몸을 싣고 순천만까지 달린다. 최근에는 봉화터널이 뚫려 동천이 흐르는 가곡동 가곡삼거리까지의 접근성이 좋아졌다. 집에서 가곡삼거리까지 15분, 이곳에서 순천만 대대포구까지는 대략 50분 걸린다. 평균 16~17㎞ 속도로 달릴 때면 일상의 스트레스와 피로가 확 날아간다고 했다.
김씨는 "각종 물고기가 노는 1급수 동천을 지나 순천만의 광활한 갯벌과 갈대숲에 다다르면 신선이 된 기분"이라고 말했다.
동외동 주민 양동선(72)씨는 30분간 자전거 타기로 건강을 관리하고 있다. 양씨는 "순천만까지 쉬엄쉬엄 자전거를 타면 몸이 개운하다"며 "철새들의 군무는 덤으로 감상할 수 있다"라고 했다.
순천의 젖줄 동천과 순천만을 잇는 자전거 도로가 각광을 받고 있다. 주말 하루에는 4000여명 시민들이 자전거 타기를 즐기고 있다. 동천은 순천 시내를 관통해 순천 상사면에서 흘러온 이사천과 합류한 뒤 순천만까지 달음질친다. 자전거 도로 또한 이런 개천의 흐름과 같이 순천만까지 연결돼 있다.
순천시가 2000년부터 작년까지 37억 원을 들여 개설한 '동천자전거도로'는 14.2㎞에 달한다. 폭 3m 자전거 도로는 가곡동 가곡삼거리부터 시작한다. 1㎞가량 달리면 매곡동 동천수변생태공원(옛 비행장)이 나온다. 다시 한참을 지나면 이사천 합류지점이 나오는데 여기서부터 장대한 갈대밭이 펼쳐진다. 월동을 위해 순천만을 찾은 각종 철새가 머리 위로 휙휙 지나가는 것을 볼 수 있다. 특히 작년보다 월동이 늦은 천연 기념물 흑두루미가 최근 도래해 그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 하천 오른쪽에 놓인 자전거 도로는 순천만 대대포구까지, 왼쪽은 용산전망대까지 연결돼 있다. 소요시간은 대략 1시간.
동천자전거도로는 순천만 보전 정책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순천시가 90년대 말부터 순천만을 보호하기 위해 상류인 동천의 수질 개선에 나섰다. 그 과정에서 둔치에 시민 편의를 위한 자전거도로와 산책로를 만들었다.
당시 동천에는 각종 생활하수와 오물·쓰레기가 흘러 악취가 풍겼다. 시민들은 접근조차 꺼렸다. 시는 2002년부터 1700억 원을 들여 시내 전역에 900여㎞의 대형 하수도관을 설치해 오·폐수를 하수종말처리장으로 빼냈다. 그 결과 동천은 점차 수질이 개선돼 1급수로 맑아졌다. 2004년 3월부터는 60억 원을 들어 동천가꾸기 사업을 벌였다. 동천에 대형 분수대와 생태블록, 야생화단지, 만남의 광장 등을 만들었다.
순천시 도로과 장형수 녹색도로담당은 "도심~순천만 자전거도로는 이제 순천의 명소로 떠올랐다"며 "내년에도 5억 원을 들여 '가곡삼거리~가곡동 선평교' 구간에 2.5㎞의 자전거 도로를 추가 개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