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농 재배 농민과 오이밭을 둘러보는 김병수 대표(뒤). 그는 직접 농사도 짓는 농사꾼이다.

광우병에 이은 멜라민 파동으로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진 요즘, 남양주시는 2011년 개최할 세계 유기농대회 준비에 여념이 없다.

화학비료와 제초제 남용을 막고 자연 친화적인 생산 원리로 돌아가자는 유기농 운동. 남양주시가 유기농업의 메카로 발돋움할 수 있는 기반은 어디에서 왔을까.

팔당을 중심으로 펼쳐진 친환경 농업단지라는 주변 환경 외에, 철학을 가진 농업인들이 똘똘 뭉친 유기농업의 전진 기지가 남양주시에 있다. 바로 조안면 삼봉리에 위치한 '㈜팔당올가닉푸드'다.

생산자와 소비자가 힘을 합치다

팔당올가닉푸드는 '가족농 협업체'라는 모델에 따라 설립된 농업법인이다. 규모와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농업인 80여명과 와부농협, 여성민우회생협이 뭉쳤고, 이들과 뜻을 같이 하는 도시소비자 28명까지 공동출자 했다.

팔당올가닉푸드는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땅 스스로 지력을 회복하도록 유도하는 유기농업의 확산과 전파에 초점을 두고 있다. 이곳에선 농가와 연계한 회원제 주문생산을 통해 우리 밀을 원료로 한 빵, 유기농 반찬, 기타 화학조미료 없는 신선한 식재료를 매주 도시민의 가정에 배달한다. 전문지식을 갖춘 유기농 전문가와 궁중요리·사찰음식 연구가까지 한자리에 모여 쌈야채와 유기농 반찬 등을 상품화하고, 무농약 딸기 재배와 자연 양계법 등 각종 유기농법을 실험한다.

팔당올가닉푸드 김병수(50) 대표는 "유기농은 농민 생활 향상과 소비자 건강, 수질 개선을 동시에 이룰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라고 말한다.

"팔당은 상수원보호구역이어서 자연스럽게 친환경 농업이 발달할 수 있었어요. 현재 선진국들은 농업·제조업·서비스업을 넘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대안 산업으로 유기농을 지목하고 있습니다. 남양주는 가장 좋은 기회를 잡은 셈이지요."

"유기농법 어기면 1년 출하정지"

외국산 밀에 자리를 내준 우리 밀이 국내 총 소비량의 0.2%를 차지하기까지는 15년이란 세월이 걸렸다고 한다. 이는 유기농이 제대로 대우받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말해준다.

일단 유기농에 따르는 대가가 크다. 수확량 감소와 병충해 확산을 이겨내기까지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 만족하도록 유통망 단순화에도 주력해야 한다.

팔당올가닉푸드는 유기농법을 어기면 1년 출하정지, 주변에서 날아온 화학비료가 검출되어도 3개월 출하정지를 할 정도로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직접 도시의 소비자를 찾아 다니며 직거래 망을 구축하는 것은 김 대표와 직원들의 일상이 되었다.

김 대표는 유기농 운동에서 소비자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소비자이기보다는 책임을 같이하는 공동생산자라고 할 수 있죠. 소비자가 가치를 인정하고 대가를 지불한 만큼 생산자들이 무엇을 얼마나 생산할지를 결정하게 됩니다."

팔당올가닉푸드는 회사 내에 국내 최초의 유기농 관련 복합체험관 '달팽이 숲'을 운영하고 있다. 전시 체험관을 통해 유기농의 중요성을 알리고, 신청자를 대상으로 유기농사 체험, 유기농산물 가공식품과 음식 만들기 체험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지난 6월에는 서울 수서동과 도곡동에 유기농 음식점 '달팽이 밥상'을 열었다. 작년 환경부에서 주최한 '수질개선부담금 특별사업공모전'에 지원해 일등상을 받아 시작하게 된 사업이다.

"자녀들이 농사 짓겠다고 했으면"

지난 1986년 5가구로 시작한 팔당 일대 친환경 농가 수는 현재 1000여 가구로 늘어나 전국에서 가장 큰 유기농 단지가 되었다. 무농약·무제초제 농법을 고집하면서 수질도 자연스럽게 개선되는 효과를 봤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팔당올가닉푸드는 앞으로 오는 2011년 남양주시에서 열릴 세계유기농대회를 위한 연구 개발사업에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그 자신이 농사꾼이기도 한 김 대표의 꿈은 소박하다.

"농민들이 재미있게 보람을 갖고 살 수 있는 세상을 바랍니다. 농민의 자녀들이 '우리 아버지는 농사꾼이다. 나도 농사를 짓겠다'라고 말 할 수 있는 그런 살맛 나는 세상이요." 유기농업을 향한 농민들의 땀과 노력이 소비자 건강이라는 결실로 나타나는 날을 기대해 본다. www.dalbab.com ☎031)576-17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