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에서 온 남자와 홍콩에서 온 여자가 춘천에서 만났다.
사귄 지 일년 된 커플 이지은(여·25·미국명 제니퍼·Jennifer·금융업)씨와 스튜어트 제임스 리글리(Wrigley·28·영국·금융업)의 이번 데이트 장소는 '춘천 마라톤 대회'였다. 첫 마라톤 대회 출전인 이씨와 첫 한국 방문인 리글리씨 커플은 함께 손을 잡은 채 4시간29분22초로 완주에 성공했다.
두 사람은 이번 대회를 위해 직접 유니폼도 맞췄다. 앞면은 '태극기'와 영국국기인 '유니언잭'이, 뒷면에는 '나 따라오지 마요! 나도 길을 잃었어요' 라는 깜찍한 문구와 두 사람의 이니셜, 그리고 커다란 '하트(♡)'가 그려져 있다. 둘은 준비운동을 하는 동안도 참지 못하고 연신 애정표현을 했다.
두 사람은 지난 몇 개월간 대회 준비를 위해 태국, 중국, 일본 등 아시아 각국을 돌아다녔다. 지난 9월 최종 연습지였던 중국의 베이징에서 32㎞를 3시간에 뛴 후, 완주에 자신감을 가졌다.
목표를 '춘천마라톤'으로 결정한 것은 미국에서 태어난 이씨 부모님이 한국에 거주하고 있고, 홍콩에서 회사를 다니는 이씨 동료의 추천 때문이었다. 이씨는 "작년 대회에 참가했던 동료가 춘천의 경치와 사람들, 먹을거리까지 너무 좋아 최고의 장소라고 칭찬을 했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를 통해 처음으로 한국 여행도 하고 여자친구의 부모님도 만난 리글리씨는 "지은의 부모님과 한국 모두 정말 멋지다. 평생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