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가 잘못된 즉석복권의 당첨금을 줘야 하느냐를 놓고 1심에서 엇갈린 판결이 계속 나오다, 2심에서 처음으로 "당첨금을 주지 않아도 된다"고 판결했다.

서울고법 민사29부(재판장 최상열)는 23일 엄모씨 등 2명이 '제1회 스피또-2000' 즉석복권에 적힌 당첨금 1억원을 달라며 복권 발행사인 연합복권사업단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심을 깨고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엄씨 등은 2006년 9월, 같은 그림이 3개일 경우 1억원, 같은 숫자가 3개일 경우 100만원의 당첨금을 지급하는 복권을 구입했고, 복권엔 같은 숫자가 3개인데도 당첨금은 1억원으로 인쇄돼 있었다. 이들은 복권사업단에 1억원을 달라고 요구했지만 인쇄오류라며 거절하자 소송을 제기, 1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받았다.

당시 1심 재판부는 "즉석 복권의 특징은 구입 즉시 당첨 확인이 가능하다는 것"이라며 "점검 등을 게을리 한 발행사의 책임"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복권 뒷면에 나온 당첨금 지급 기준과 인쇄된 방식이 달랐다면, 구입자로서 오류임을 인식할 수 있다"며 "단지 인쇄오류 때문에 당첨금을 줄 책임은 없다"고 밝혔다. 지난 2006년 9월 인쇄 오류로 판매중지 소동을 빚었던 이 복권 때문에 제기된 소송은 10여건으로, 이 사건들은 대법원에 가서야 최종 결론이 내려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