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黨)·정(政)·청(靑)이 방송 정책을 논의하는 자리에 국정원 관계자가 참석한 문제를 놓고 국정감사에서 논란이 벌어졌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나경원 한나라당 제6정조위원장·이동관 청와대 대변인·김회선 국가정보원 제2차장이 지난 8월 초 조찬 모임을 한 것이 문제가 된 것이다.

23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문방위) 방송통신위원회 확인 감사에서 전병헌 민주당 의원이 "8월 11일에 방송 관련 대책 회의가 있지 않았나"라고 물었다. 최시중 방통위원장은 "정기국회 개회를 앞두고 관계자 몇 사람이 모였는데, 나경원(한나라당) 의원,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 (김회선) 국정원 2차장 등 그런 몇 사람이 있었던 것 같다. 정확한 날짜는 모르겠다"며 모임 사실을 인정했다.

당시는 8월 8일 KBS 이사회가 방만한 경영과 방송의 공정성 훼손을 문제 삼아 정연주 전 KBS 사장의 해임을 의결했고, 11일 이명박 대통령이 이를 결재한 시점이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의 23일 방송통신위 국정감사에서 최시중 방통위원장(앞줄 가운데)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전병헌 의원은 "(국내 담당) 국정원 2차장과 한나라당 정조위원장·청와대·방통위가 모였다는 것은 이날 모임이 방송 장악을 위한 논의를 하는 자리가 아니었나 하는 의구심을 들게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서갑원 의원도 "국정원 제2차장이 방통위와 한나라당 정조위의 정기 국회 대비 모임에 참석했다는 것은 국민의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나경원 의원은 "회의라기보다는 조찬 간담회 정도의 가벼운 자리로, 당정이 신문방송 겸영 등 방송과 관련된 이슈에 대해 이야기했다"며 "국정원 2차장은 마침 같은 날 이동관 대변인과 선약이 겹쳐서 합석한 것으로, 모여서 밥만 먹으면 언론 장악 음모라고 하는 데는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