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우리가 만나는 손은 모두 몇 개일까? 아침에 일어나 출근을 하고 편의점에서 음료수를 하나 산다. 아르바이트 학생에게 돈을 내고 거스름돈을 받는다. 이때 만나는 그 손의 촉감. '얼굴에 비해 손이 많이 거칠군. 일하면서 공부하느라 힘든가 보다'
가끔 택시를 타고 외근을 나가는 날에는 택시 운전사의 손을 만난다. 목적지에 도착했을 때 택시 기사가 건네는 거스름돈과 영수증을 받을 때, 택시운전사의 손 안쪽의 피부가 느껴진다. 통풍이 안 되는 차 안에 있어서인지 축축한 느낌이 대부분이다.
회사에서도 손과의 만남은 계속 된다. 상사가 전화를 받으며 급하게 메모를 하려는 순간, 볼펜을 건네주며 스친 그의 손은 매우 차갑다. 오늘 몸이 안 좋으신 모양이다. 잠시 후, 후배가 건네주는 녹차를 받으면서 이번에는 그녀의 손이 내 손을 스친다. 부드럽지는 않지만 거칠지도 않은 느낌. 손을 자주 씻는 그녀의 버릇 때문인가 보다. 잠시 후 회의실에 사람들이 모인다. 그리고는 프로젝트에 관련된 참고 자료를 건네준다. 이때 스친 신입사원의 손, 귀엽게 생긴 얼굴처럼 '아이고 참 보드랍다. 뉘 집 딸인지 아직 아기네, 아기…'. 집에 돌아가는 길,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고 나서도 카드와 카드영수증, 그리고 생수를 받으려는데 에이 장갑을 끼셨군요. 그 손은 통과!
이게 도대체 무슨 소리냐고? 이것은 올해 내가 아주 비밀스럽게 진행하고 있는 '남의 손 만지기' 프로젝트다. 정확히 말하면 만진다는 말보다는 '느낀다'는 표현이 맞을지도 모른다.
손에는 다 각각 표정이 있고 개성이 있다. 조금 과장하면 한 사람의 손은 그의 인생의 축소판이다. 그 손들은 나에게 때로는 친절하게, 때로는 무례하게 자기 의견을 표현한다. 심지어 그 손들은 처음 명함을 건네거나 악수를 하는 찰나에도 그 손의 주인이 나의 친구가 될지 타인으로 남을지 은근한 힌트를 준다.
오늘로서 나의 '손 느끼기 프로젝트'는 이렇게 세상에 공개되어 버렸다. 그러나 사람들에 대한 나만의 엉뚱한 분석은 또 다른 프로젝트로 계속 이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