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색다른 걸 하라(Do some thing different)."

영국 런던의 바비칸 센터 곳곳에는 이 같은 표어가 붙어있었다. 음악당(1900여 석)과 연극 극장 2곳, 영화관 3곳, 전시관 2곳을 갖추고 있는 이 공연장은 미국 뉴욕의 링컨 센터, 호주의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와 함께 흔히 '세계 3대 복합 공연장'으로 불린다.

이 센터의 안방 살림을 책임지고 있는 행정 감독 니콜라스 케년(Kenyon·사진) 경은 인터뷰에서 "순수 공연장이 영국 뮤지컬을 대표하는 극장가인 웨스트엔드(West End)와 똑같은 방법으로 경쟁해서는 도저히 이길 수가 없다는 뜻"이라며 "대중 문화와는 또 다른 아름다움과 가치를 관객들에게 전해줄 때 공연장도 생존할 수 있다"고 말했다.

21세기 바비칸 센터의 전략은 음악·연극·무용 등 장르에 얽매이지 않고 최고 수준의 예술 단체를 영입한다는 것이다. 런던 심포니와 BBC 심포니 같은 오케스트라뿐 아니라, 마이클 클라크 컴퍼니 같은 무용 단체와도 제휴하면서 말러 교향곡 전곡 연주회와 스트라빈스키의 무용 시리즈 등을 열고 있다.

케년 경은 "음악회에서 아름다움을 느낀 청중이 다시 연극을 찾고, 무용에서 감동한 관객의 발걸음을 자연스럽게 전시장으로 돌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서 공연장이 내걸고 있는 목표도 "하나의 지붕 아래 모든 예술을(all the arts under one roof)"이다.

바비칸 센터가 한 해 쓰는 돈은 3800만 파운드(821억여 원)가량이다. 절반은 런던 시 정부의 지원으로, 나머지 절반은 자체 조달로 꾸린다. 케년 경은 "티켓 수입뿐만이 아니라 결혼식이나 파티 개최, 레스토랑 운영을 통해서도 메워나간다"며 웃었다.

케년 경은 올해 왕실로부터 기사 작위를 받은 영국의 대표적인 음악 비평가이자 행정가다. 더 타임스와 옵서버 등에 꾸준히 음악 칼럼을 게재하면서 현재 베를린 필을 이끌고 있는 지휘자 사이먼 래틀(Rattle)의 전기를 썼다.

런던의 대표적 음악제인 'BBC 프롬스'를 10년여간 이끌다가 지난해 바비칸 센터에 영입됐다. 케년 경은 "2012년 런던올림픽 경기장과 가장 가까운 공연장이 바비칸 센터"라며 "전문 예술 단체만이 아니라 젊은이들의 참여를 통해 올림픽을 문화 축제의 장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