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을 설득해 이탈리아 출신 여성 테러리스트의 본국 강 제 송환을 막은 사르코지 부인 카를라 브루니(사진 왼쪽)와 브루니의 언니 발레리아 (오른쪽). 텔레그래프

니콜라 사르코지(Sarkozy) 프랑스 대통령의 부인 카를라 브루니(Bruni)가 남편을 설득해 이탈리아 출신 여성 테러리스트의 본국 강제 송환을 막아 논란이 일고 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작년 말 프랑스 법원의 결정에 따라 본국 송환을 앞두고 있던 이탈리아 '붉은 여단(극좌 조직)' 소속 여성 테러리스트 마리나 페트렐라(Petrella·54)의 본국 송환을 지난 12일 취소시켰다.

페트렐라는 수십 건의 살인 또는 납치 혐의로 기소돼 1992년 이탈리아 법원의 궐석재판에서 종신형을 선고 받았으나 프랑스로 도피(망명)해 자유롭게 살아왔다. 하지만 지난해 이탈리아 법원의 요청에 따라 프랑스 경찰에 체포됐다. 이어 프랑스 법원의 본국 송환 결정이 내려지자 이에 반발해 현재 교도소 병원에서 단식 투쟁을 하고 있다.

프랑스 일간지 리베라시옹은 "브루니 여사와 언니인 영화배우 발레리아가 사르코지 대통령을 설득해 송환 중단 결정을 이끌어냈다"고 폭로했고, 브루니 여사도 "이 여성을 죽게 내버려둬선 안 되겠기에 인도주의 차원에서 대통령을 설득했다"며 이 사실을 시인했다.

하지만 이탈리아 테러 피해자 단체 등이 반발하고 나섰다. 한 단체의 회원들은 열차를 전세 내 이번 주말에 파리로 가 엘리제궁 앞에서 항의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Berlusconi) 이탈리아 총리도 "살인자에게 인도주의 운운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비난했다. 영국 일간지 텔레그라프는 "좌파 사상을 가진 퍼스트 레이디가 우파 대통령을 설득해 국제적으로 논란이 되는 결정을 이끌어 냈다"고 지적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작년 5월 취임 후 "좌파 정권 시절 만들어진 테러리스트의 프랑스 망명 허용 정책을 중단시키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