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이 지겨워 항소도 포기했던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이번엔 '증인'으로 법정에 서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재판장 윤경)는 1999년 "대우그룹 퇴출을 막기 위해 정관계 로비를 해주겠다"는 명목으로 김 전 회장으로부터 560억원을 받은 혐의(알선수재) 등으로 기소된 조풍언(68·재미 사업가)씨 재판에서 김 전 회장을 검찰 측 증인으로 채택했다고 14일 밝혔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는 올 초 김 전 회장으로부터 "조씨가 김대중 전 대통령 3남인 홍걸씨에게 로비를 하겠다고 했다"는 진술을 확보했으나, 그 실체는 밝히지 못하고 조풍언씨를 배임 등 혐의로 기소했다.
김 전 회장은 20조원대 분식회계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돼 1년여의 재판 끝에 2006년 11월 징역 8년6월에 벌금 및 추징금이 확정됐고, 지난 1월 징역형을 특별 사면 받았다.
그러나 올 초 대검 중수부가 '대우 구명 로비' 의혹 수사를 재개하면서, 김 전 회장은 추징을 피하려고 1000억원대 재산을 은닉한 혐의(강제집행면탈)로 다시 기소됐고, 지난달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다. 김 전 회장은 검찰의 구형량(징역1년에 집유2년)보다 높은 형을 받았지만, 항소하지 않아 형이 확정됐다.
김 전 회장은 최근 재판에서 "빨리 처벌을 받고, 남은 삶을 가치 있게 살고 싶다"는 뜻을 누누이 밝혔다.
하지만 검찰은 조씨의 혐의를 밝혀야 한다며 김 전 회장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김 전 회장에 대한 신문은 오는 24일 진행되며, 특별한 사유 없이 불출석하면 '구인장'이 발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