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의 첫 시즌을 성공적으로 마친 임창용의 얼굴은 밝았다. 그는“올 시즌이 야구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고 말했다. 전기병 기자 kibong@chosun.com

"일본에서 야구 인생의 전환점을 맞을 줄을 몰랐어요. 내년엔 팀 전력도 좋아지기 때문에 40세이브를 목표로 삼고 있어요." 일본 프로야구 데뷔 첫해에 33세이브를 올리며 야쿠르트 스왈로스의 '수호신'이 된 임창용(32)은 자신감이 넘쳤다. 11일 도쿄 메이지 진구 구장 훈련장에서 만난 그는 "사실 도박이라고 생각하면서 건너왔는데, 지금은 언제 던져도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야쿠르트는 올 시즌 66승74패4무로 센트럴리그 5위에 머물렀다.

임창용은 오버핸드, 스리쿼터, 사이드 암 등 세가지 투구 동작을 수시로 바꿔가며, 최고 시속 157㎞에 달하는 강속구로 일본 타자들을 압도했다. "일본 선수들은 대부분 제 직구를 노리고 들어오지만, 그래도 그냥 직구로 승부해요." 하지만 그는 시즌 내내 포크볼 훈련에 몰두했다. 임창용은 "컨디션이 좋지 않고 구속이 나지 않을 때를 대비하는 건데, 막상 실전에서는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고, 절실하게 필요한 경우도 많지 않았다"고 했다.

임창용은 일본에서의 뛰어난 활약에 비해 한국 팬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지 못했다. 베이징올림픽에 출전하지 않아 섭섭하지 않았느냐고 묻자, 그는 "선수로서 올림픽 금메달의 영광을 누리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경기를 보면 제가 뛸 필요가 없을 정도로 대표선수들이 잘해줬다"고 웃었다. 임창용은 올림픽 이후 말을 거는 동료 선수들이 부쩍 많이 늘었다고 했다. 임창용은 "제가 꾸준히 좋은 성적을 올리면 한국 팬들의 관심도 자연스럽게 커지지 않겠느냐"고 기대했다.

직접 체험한 일본야구는 섬세했다. "투수의 경우 시즌 전체, 그리고 다음 시즌까지 특정한 선수에게 무리가 가지 않도록 안배하는 시스템이 잘 짜여 있습니다. 제가 한국에서 선발과 마무리를 가리지 않고 뛰어서 그런지 투수 역할 구분해 주는 것도 인상 깊고요."

임창용은 스타 플레이어보다는 팀 워크를 중시하는 야쿠르트 팀 분위기 덕에 일본 적응을 빨리 할 수 있었다고 했다. 제일 친한 선수는 역시 호흡을 맞추는 포수 후쿠가와 마사카즈. "집에도 초대 받아서 한번 갔고, 함께 일본어로 많이 이야기 하다 보니 야구에 관한 일본어도 많이 늘었어요." 스트레스는 취미인 영화 DVD 감상으로 푼다.

일본 생활에서 가장 힘든 것은 워낙 도핑테스트가 까다로워, 한국에 있을 때처럼 보약이나 보양식을 할 수 없다는 것이라고 했다. 임창용은 "어머니께서 잘 먹고 다니느냐고 늘 걱정을 하신다"며 "단백질로 보충하는 데 느낌이 다르다"고 했다. 임창용은 "삼성 시절 함께 뛰던 (배)영수나 (오)승환이가 자주 안부 전화를 한다"며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옛 동료들과 선동열 감독님께 축하를 드린다"고 했다. 그는 내년 1월에 구단이 허락하면 삼성 전지훈련에 동행해 함께 몸을 만들고 싶다는 계획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