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앙팡 편집장

주말에 아이와 함께 공원으로 놀러 가서 멍하니 생각에 잠겨있을 때입니다. 상쾌한 가을 공기와 따뜻한 햇살 그리고 사근사근하게 들리는 아이들의 소음이 얼마나 환상적인지를 생각하다가, 여러가지 공상에 잠겼습니다. 그러다가 문득 주변의 모든 문명은 발전했는데 아이들의 놀이터 형태는 예나 지금이나 달라지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지요. 미끄럼틀, 그네, 시소, 철봉, 그 옆의 모래와 나무들. 왜 그럴까 잠시 고민해 봤습니다. 어쩌면 미끄럼틀은 아이들에게 속도에 대한 상상을 하게 해주고, 그네는 높이에 대한 상상을, 철봉은 힘에 대한 상상을 하게 해주는 것이 아닐까요. 아이들은 나무 위에 올라가 하늘을 보면서 하늘을 나는 상상을 하고, 밤에 창 밖의 달을 보면서 우주여행을 상상합니다. 그리고 이런 아이들의 상상력이 바로 미래의 청사진이 되는 것이지요.

인간에게 상상력이 없었다면, 우리가 과연 하늘을 날고, 우주를 넘나들며, 또 멀리 있는 사람의 얼굴을 보면서 대화할 수 있었을까요? 상상력은 발전의 가장 큰 에너지입니다. 상상하는 아이야말로 가장 큰 세계를 가진 아이인 것입니다.

저는 인간이 상상하는 것은 결국 이뤄진다는 사실을 믿고, 놀이하는 인간(호모루덴스) 이전에 상상하는 인간이 있었다는 것을 믿습니다. 상상하지 않고서는 새로운 미래를 열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아이들의 새로운 상상은 더욱 중요합니다. 상상력을 가진 아이는 개척자가 되거나 모험가가 되는 것뿐만 아니라 더 효율적인 일 처리 방법, 더 효과적인 공부법, 더 따뜻하게 말하는 방법을 개발하기도 합니다.

문제는 상상의 또 다른 이름이 망상과 공상, 몽상이라는 것이죠. 그리고 상상력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뒹굴뒹굴하는 시간'이라는 토양과 '불편함'이라는 씨앗과 '혼자만의 공간' 속 에너지로 키워지게 됩니다. 엄마의 눈으로 볼 때, '시키는 일은 안하고 빈둥빈둥거리면서 딴짓을 하거나 멍하니 있거나 밥도 안 먹고 방에서 쓸데없는 짓만 하는' 바로 그 시간입니다. 아이가 머릿속으로 '목에 걸면 자신의 생각이 이 세상 모든 언어로 바뀌는 통역기'를 발명하고 있는 그 중요한 순간에 엄마는 소리를 지릅니다. "빨리 영어 단어나 외란 말이야!"라고요. 어쩌면 엄마가 소리를 지른 그 순간에 우리는 인간 언어 진화의 10년을 놓쳐버린 것일 수도 있습니다.

상상력은 채워지지 않은 시간과 공간만 있으면 발전할 수 있습니다. 돈도, 잔소리도 필요 없습니다. 엄마의 인내심만 필요할 뿐입니다. "쓸데없는 짓 좀 하지 마, 쓸데없는 생각 좀 하지 마,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말하기 전에 속으로 생각해 봅시다. '내 아이는 에디슨이다, 내 아이는 아인슈타인이다'라고…. 아이와 숙제 전쟁, 정리 전쟁, 영어 전쟁을 하는 대신에 하루만이라도 상상 전쟁을 해 봅시다. "누가 더 재미있는 상상을 해낼까"라고 이야기해 보세요. "저 건물에는 괴물이 살고 있었는데…"로 시작되는 이야기 속에서 즐겁고 신나는 인생의 씨앗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상상하는 인간은 우울하지 않습니다. 상상하는 엄마와 아이에게는 놀이하는 엄마, 대화하는 아이, 그리고 창의적인 아이, 행복한 아이가 따라갑니다.